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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29일 한일월드의 정수기가 일본 수출길에 올랐다. 드디어 일본 업체 사쿠라가오카유통을 통해 자사의 정수기를 팔 수 있게 된 것이다. 수차례 좌절 뒤에 얻은 값진 결실이었다.

생활가전업체 한일월드가 일본 시장 진출을 시도한 것은 지난 2011년이었다. 한일월드는 방사능 유출에 대한 불안감이 정수기 시장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판단, 일본 가전 업체들과 접촉했지만 일본 시장의 문턱은 높았다. 특히 일본 업체들이 요구하는 까다로운 인증(PSE) 절차가 문제였다. PSE 인증 취득 전에는 통관 및 일본 내 판매가 금지돼 있었다.

현지시장 관련 정보의 부재 및 일본 기업과의 연결고리 확보도 난제였다. 일본 시장 파악에 나서야 했지만 비용이 만만치 않았다. 시간도 문제였다. 수많은 글로벌 업체가 일본 정수기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었고 자칫하다가는 ‘닭 쫓던 개’ 신세가 될 수도 있었다.

그때 구세주로 나선 것이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한일월드는 KISTI ‘글로벌 업 전략 지원사업(해외 현지의 잠재 수요자 탐색과 글로벌 마케팅 지원)’에 참여했고, 이후 KISTI로부터 PSE 인증 등 관련 정보를 제공받게 됐다. 이와 함께 KISTI는 일본 정수기 시장정보 분석(상품, 경쟁기업, 소비자 니즈 등)을 통해 사쿠라가오카유통에 정수기 수출 기업으로 한일월드를 추천했다. 보일러 사업을 하던 사쿠라가오카유통은 마침 정수기 사업 진출을 위해 수입 업체를 물색하고 있던 상황이었다.

한일월드는 결국 지난 2월 PSE 인증을 받는 데 성공했다. 그 이후는 일사천리였다. 사쿠라가오카유통은 한일월드와 3년간 1000만 달러의 일본 내 독점 수출 계약을 맺었다. 한일월드 측은 특히 까다로운 일본 시장 진출에 성공한 만큼 향후 타 국가 수출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680억 원의 매출을 올린 한일월드는 이 같은 수출 실적을 통해 올해 1300억 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올해 새롭게 선보인 도정기도 매출 상승에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영재(사진) 회장은 “KISTI의 도움을 받아 일본 진출에 성공할 수 있었다”면서 “올해 선보인 도정기의 수출에도 KISTI의 도움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임정환 기자 yom7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