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한 표 뒤 여행 지난 5월 30일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여행객들이 길게 줄을 서서 투표를 하고 있다. 김낙중 기자 sanjoong@munhwa.com

사전투표에 기대는 유권자 심리는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한다는 자부심, 본 투표일을 주말 등과 연계해 개인 스케줄에 최대한 활용해도 주변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다는 만족감·해방감 등으로 요약된다. 무엇보다 본 투표 당일 투표장에 가지 않아도 도덕적 책임이 없으며 결과적으로 국민적인 선거 참여를 높인다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투표율이 전반적으로 하락하는 상황에서 사전투표는 유권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더 제공하기 때문이다. 이번 6·4 지방선거 사전투표율이 11.49%를 기록하면서 그 효과도 입증됐다.

특히 사전투표를 통해 본 선거일을 다른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생활 패턴의 변화도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의 경우 사전투표를 한 뒤 투표일 전후로 휴가를 내면 긴 연휴를 보낼 수 있다는 점에서 사전투표율을 높이는 데 일정 부분 기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지방선거 사전투표율은 11.49%로, 지난 2010년 지방선거 당시 부재자 투표율 1.87%의 6배가량으로 높아졌다. 부재자 투표와 사전투표를 단순 비교 하기는 어렵지만, 투표 참여율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사전투표는 지방선거 전체 투표율 제고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선관위는 사전투표제 도입을 통해 5.5%포인트가량의 투표율 상승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는데, 유권자들이 사전투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투표율은 선관위 예상보다 더 높아질 가능성이 적지 않다.

전국 단위 선거의 투표율은 최근 다소 회복되기는 했지만, 과거에 비해 상당히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다. 가장 최근 치러진 18대 대선은 70%대를 넘었지만, 그보다 앞서 실시된 19대 총선과 5기 지방선거는 투표율이 50%대에 머문 바 있다. 이현우(정치외교학) 서강대 교수는 “사전투표는 전자투표로 가는 첫걸음으로 더욱 활성화돼야 한다”며 “투표의 지역·시간적 제약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사전투표제는 유권자들의 생활에도 변화를 줄 것으로 예상된다. 사전투표를 할 경우 ‘심적인’ 부담 없이 선거일을 개인적인 업무 등에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방선거일에 직장이 휴무하는 유권자의 경우 여행을 계획하는 사례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올해는 목요일인 6일이 현충일로 공휴일이어서 선거일 전후로 휴가를 내면 최소 5일 이상의 연휴를 보낼 수 있다. 이는 올해 예상보다 더 높은 사전투표율이 나타난 데에도 일정부분 기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조성진 기자 threeme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