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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 동안 케이팝(K-POP) 열풍이 휘몰아치면서 SM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 등 3대 거대 기획사의 영향력은 상상 이상으로 커졌다. 방송사 예능프로그램 출연자 절반가량이 이들 3개 기획사 소속 연예인들일 정도다. 특히 가수 중심이었던 이 기획사들은 최근 유명 배우와 개그맨까지 대거 영입하는 등 외형을 키우고 있다.

21일 3대 기획사가 금융감독원에 공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매출 규모가 가장 큰 SM의 경우 지난해 매출(연결 기준)이 2687억 원에 이른다. 2011년 매출이 1430억 원임을 감안하면, 2년 새 거의 두 배로 급증한 것이다. YG 역시 지난해 매출이 1162억8800만 원으로 2011년(781억2000만 원)과 비교하면 49%가량 증가했다. JYP는 지난해 213억 원가량의 매출을 기록, SM과 YG의 뒤를 쫓고 있다. 연예계 관계자는 “이들 기획사가 계열사를 설립하는 등 사업을 크게 확장하고 있어 앞으로 매출 규모는 계속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들 기획사 매출 규모가 늘었다는 것은 그만큼 연예계에서의 영향력이 확대됐음을 의미한다. 방송가에서는 3대 기획사 출신 연예인이 없으면, 방송 제작 자체가 어렵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실제로 예능 프로그램 출연자의 절반가량이 이들 기획사 출신들로 채워질 때가 많다. 더구나 이들 기획사는 자사 소속 최정상급 가수가 예능이나 드라마에 출연할 때 신인급 연예인 1∼2명을 패키지로 함께 출연시켜 새로운 스타로 키워내는 선순환 전술을 구사하고 있어 상당 기간 영향력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3대 기획사 소속 연예인들 라인업은 화려함 자체다. 소녀시대,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샤이니 등 최정상급 아이돌 그룹은 모두 SM 출신이다. 또 12년 만에 음반 판매 100만 장을 돌파한 특급 신인 엑소(EXO) 역시 SM이 보유하고 있는 아이돌 그룹이다. SM은 아울러 지난해 자회사 SM C&C를 설립해 장동건, 김하늘, 강호동, 신동엽, 김병만, 이수근 등 거물급 연예인들을 영입했다.

YG도 SM에 뒤지지 않는다. YG는 세계적 스타가 된 싸이, 최정상급 아이돌 그룹인 빅뱅, 2NE1과 전속계약을 맺고 있다. 아울러 영화배우 최지우, 차승원, 유인나 등도 YG 소속 연예인들이다. 특히 YG는 연예인들뿐 아니라 실력파 작곡가 및 프로듀서들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테디, 페리 등 10여 명의 프로듀서가 모두 YG 소속이다. 음원의 녹음부터 마스터링에 이르는 전 과정을 자체적으로 소화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고 있는 것이다.

JYP의 별은 그룹 미쓰에이 소속 수지다. 수지는 “혼자 JYP를 먹여살린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영화·드라마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그의 인기는 광고 매출로 연결되고 있다. JYP는 또 2PM, 2AM 등 유명 아이돌 그룹도 다수 보유하고 있다.

이들 기획사의 힘은 현재가 아닌 미래에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수많은 초·중·고생들이 이들 3대 기획사의 연습생으로 들어가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스타가 될 수 있는 자원이 이들 기획사에 넘쳐난다는 뜻이다. 이런 맥락에서, 이들 3사 대표 또는 회사를 대표하는 가수가 심사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오디션 프로그램은 상대적으로 인기가 높다. 곧바로 3대 메이저 기획사로 직행할 수 있다는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손기은 기자 s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