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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1020원 대까지 급락(원화가치 상승)하면서 주요국 통화 중 ‘나홀로 초강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환율이 올해 1010원 선까지 하락할 경우 국내 대표 수출 기업들의 영업이익이 매분기 평균 5.5% 감소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와 주목된다.

환율 급락으로 수출 전선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데다 여객선 진도 침몰 참사에 따른 내수 침체까지 겹치면서 한국경제의 두 축인 수출과 내수가 동시에 위협받고 있다.

8일 금융투자업계와 하이투자증권 등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올해 평균 1010원 선으로 하락할 경우 국내 수출 대기업들의 영업이익이 급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환율이 평균 1050원 선을 보일 경우 삼성전자·현대차 등 국내 대형주 40개(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의 50% 반영)에 대한 증권사들의 영업이익 평균 전망치는 2분기 19조6600억 원, 3분기 20조6500억 원, 4분기 21조4300억 원이다.

하지만 하이투자증권 분석 결과, 현재의 원·달러 환율 추세가 이어져 올 2분기 1010원, 3분기 990원, 4분기 1030원 선 등 평균 1010원 선을 보일 경우 2분기 영업이익은 18조3500억 원으로 당초 전망치보다 6.7% 하락할 것으로 추정됐고, 3분기에는 19조600억 원으로 7.7% 하락했다.

올 4분기에는 20조9500억 원으로 전망치보다 2.2% 감소해 올해 2∼4분기 평균 5.5% 영업이익이 줄어들 것으로 분석됐다. 또 원화가치가 현재보다 상승할 경우 전기전자, 정유, 자동차, 디스플레이 등 주로 수출 업종의 영업이익이 내수 업종보다 감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환율이 1000원 선까지 근접함에 따라 수출 대기업뿐만 아니라 환율 변동에 취약한 중소기업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 기업은행이 최근 중소기업 105곳을 설문한 결과에 따르면 달러당 1030원을 심리적 저지선으로 설정한 기업이 40.8%를 차지했다. 이들 기업은 달러당 평균 1052.8원을 손익분기점으로 꼽았다. 환율이 이보다 더 내려가면 채산성이 나빠져 손해를 본다는 뜻이다.

문제는 수출 경쟁력 하락 우려에다 여객선 진도 침몰 참사에 따른 급속한 소비 심리 위축으로 환율 하락이 내수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오정근 아시아금융학회장은 “내수는 투자와 소비가 두 축인데 한국의 내수 구조는 수출 기업의 투자가 관건”이라며 “게다가 수출 경쟁력 하락으로 중소기업이 큰 타격을 입게 되면 고용 불안 등으로 내수가 더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충남 기자 utopian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