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 및 관계기업과 기독교복음침례회(속칭 구원파)의 관계가 지금까지 계속되면서 부적절한 돈거래가 이어져 온 것으로 보고 본격 수사에 착수한 가운데, 실제 각종 공시자료에서 유 전 회장 관련 회사들과 구원파 사이에 금전적으로 ‘상부상조’해 온 정황이 확인되고 있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기독교복음침례회는 지난 2013년 말 현재 유 전 회장의 장남이 최대주주로서 지분 20%를 보유하고, 아이원아이홀딩스도 약 1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주택 건설·분양 회사 ‘트라이곤코리아’에 258억여 원을 운영자금으로 장기 대여해 주고 있다.

그러나 이 회사의 총자산은 234억여 원에 총부채는 313억여 원, 자본금은 5억 원에 불과했다. 자산과 부채의 대부분이 기독교복음침례회의 차입금에서 비롯되고 있는 셈이다. 특히 기독교복음침례회는 트라이곤코리아에 장기로 차입금을 대준 다른 금융기관에 비해 1.5∼2%포인트 정도 싼 이자율로 차입금을 대주고 있었다.

이 밖에도 기독교복음침례회는 유 전 회장 일가가 최대주주인 소시지 가공업체 에그앤씨드를 간접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이 회사는 기독교복음침례회가 보유한 토지 덕분에 대규모 차입을 일으켜 소시지 가공사업에 나설 수 있었다. 기독교복음침례회는 금수원이 보유한 44억 원 규모의 토지와 함께 자체 보유 토지도 에그앤씨드에 제공했다. 금수원은 기독교복음침례회가 지분 100%를 보유한 창고업체다.

한편 기독교복음침례회를 위한 사업을 목표로 설립된 ‘청초밭영농조합법인’이라는 단체가 보유한 땅을 담보로 아이원아이홀딩스 관련 회사가 금융권 대출을 받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초밭영농조합법인이 보유한 제주도 서귀포에 990만㎡의 목장 부지 등 부동산을 담보로 기독교복음침례회는 지난 2011년 시중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았다. 또 청해진해운의 지주회사 격인 아이원아이홀딩스 계열사 ㈜온나라도 제2금융권에서 이 땅을 담보로 26억 원을 대출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