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관객들을 열광케 한 ‘미스터 쇼’는 지난 몇 년간 한국 대중문화 전반에 확산된 ‘19금 콘텐츠’ ‘19금 코드’의 정점이라고 할 수 있다. 상업성 논란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지만 ‘무대 위 여성을 보는 남성’이라는 기존의 틀을 역전시키고, 성문화에서 오랜 약자였던 여성을 문화 소비자의 위치로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이는 성 담론의 사회적 변화를 등에 업고, 대중문화 전반에서 19금 코드가 자연스럽게 파고든 결과로 보인다.

대중문화의 19금 코드는 1990년대 중반 출발한 케이블 방송이 지상파와 차별화하기 위해 자극적 소재를 찾으면서 시작됐다. 무조건 튀어야 한다는 강박에 여성 몸 위에 초밥을 올려놓고 상의를 탈의한 남성이 먹는 프로그램이 나와 비난받기도 했다. 그 뒤 끊임없이 성 코드를 시도하던 케이블 방송이 시청자의 의미 있는 합격점을 얻은 것은 tvN의 ‘SNL 코리아’다. 불편한 노골적 정치비평과 성문제에 코미디라는 외피를 입힌 것이 적중했다. 이어 ‘오늘밤 어때’(트렌디), ‘김지윤의 달콤한 19’(tvN) 등 더 높은 수위의 프로그램이 나왔다. 19금 코드의 현주소로 꼽히는 JTBC의 ‘마녀사냥’은 평범한 사람의 이야기를 소재로 솔직토크를 벌여 성공을 거뒀다. 드라마 쪽에선 2011년 ‘로맨스가 필요해’가 30대 여성의 사랑과 성을 가감 없이 보여줘 젊은 여성들의 열광적 반응을 얻었다.

이에 지상파도 ‘자기야’ ‘안녕하세요’ 등을 통해 19금 코드를 시도했으나 민망함만 남기고 실패했다. 반면 지상파 TV는 걸그룹의 섹시 코드에 열중하고 있다. 걸그룹의 치마 길이는 갈수록 짧아졌고, 올해 초 가인의 ‘Fxx U’ 등 가요계의 19금 마케팅은 가열 양상이다.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