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속히 처리해야 할 각종 민생 법안들이 국회에 여전히 산적해 있지만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외유성 해외출장을 떠나는 국회의원들이 줄을 잇고 있어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이들 의원을 대상으로 낙선운동을 펼쳐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3일 보수성향 시민단체인 바른사회시민회의 이옥남 정치실장은 “지난 2월 국회사무처에 2, 3월 국회의원들의 해외출장 관련 자료를 요청했었는데 당시 사무처로부터 ‘3월에는 아직 해외출장이 계획돼 있지 않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하지만 3월인 지금 수십 명의 국회의원들이 해외출장을 나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는데 이는 결국 사전에 계획되지 않은 즉흥적 외유성 출장이 대부분이라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외교적 성과보다는 사적인 목적의 외유성 출장이 줄을 잇자 일부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이를 다음 총선 시 낙선 운동과 연결시키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이광재 사무총장은 “현재 국회의원들의 외유성 출장과 관련된 자료를 모두 수집하고 있다”며 “이렇게 수집한 자료를 다음 총선 시 공개해 그에 따른 응징을 받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사무총장은 “국회의원들은 국민의 세금으로 출장을 가고 있음에도 이에 따른 외교 성과물은 거의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국민을 대표해 입법권을 가지고 있는 국회의원들이 입법을 포기한 채 국민 세금으로 출장을 다니면서 그에 따른 성과조차 내지 못한다는 것은 결국 국회가 불량국회가 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다음 총선에서 누가 어떤 중요한 시기에 외국을 나갔으며 어떤 결과물을 들고 왔는지를 상세히 공개해 국민들이 이들에 대해 올바른 판단을 내리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진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 역시 “외유성 출장은 어려운 민생 상황에서 혈세를 낭비했다는 점 때문에 국민들 입장에서는 분통이 터지는 일”이라며 “반드시 기억해서 다음 선거 때 낙선 운동 후보 선정 기준 중 하나로 삼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국회의원이 연수나 출장을 다녀왔을 때 어디에 가서 누구를 만났고 어떤 성과를 거뒀는지 등을 국민들에게 소상히 보고하도록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며 “이 같은 보고서를 국회 홈페이지에 의무적으로 공개하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장병철·이근평 기자 jjangbe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