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국방부가 확정한 국방개혁 기본계획(2014∼2030)에 따라 군 상비병력이 현재 63만3000명에서 2022년까지 52만2000명으로 11만1000명이 줄어드는 감군 방침을 놓고 타당성 논란이 일고 있다. 북한의 핵위협이 상존하는 상황에서 감군이 초래할 부작용을 우려하는 시각이다. 더구나 감군 대상에서는 제외됐지만 해군의 경우 만성적인 병력 부족을 호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치권에서 논의되는 복무기간 단축과 저출산 추세에 따라 병력 감축이 불가피하다는 설명이지만 군의 작전수행에 있어서 감군은 치명적인 요인으로 작용한다.

병력 감축이 국방개혁에 반영된 것은 2005년 노무현정부 때다. 당시 발표된 ‘국방개혁 2020’에는 2020년까지 군 병력을 50만 명으로 감축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2009년 6월 국방부는 ‘국방개혁(2009∼2020)’을 통해 종래 계획에서 1만7000명 늘어난 51만7000명으로 하는 조정안을 내놓았다. 이후 천안함 폭침·연평도 포격을 겪으면서 서해 5도의 포병 증강과 서북도서방위사령부 창설 등으로 해병대 병력을 늘려 ‘국방개혁 기본계획(2012∼2030)’에선 52만2000명으로 결정돼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

군 당국은 줄어드는 병력을 숙련된 부사관으로 메운다는 방침이다. 국방부는 2013년부터 2017년까지 5년간 1만5000명의 부사관을 확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러나 현실성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목표달성을 위해서는 매년 3000여 명의 부사관을 선발해야 하는데 지난해 확충된 부사관은 1500여 명에 불과했다. 부사관 인건비·지원예산 등을 고려하면 투입될 국방예산도 만만치 않다.

전문가들은 복무기간 단축에 따른 병력 감축이 한반도 상황에도 맞지 않다고 지적한다. 김대영 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은 “한국군은 전투 외에도 유사시 북한 지역의 치안을 담당하게 된다”며 “군을 ‘전투’ 외에 ‘점령’ 개념으로 본다면, 38만7000명으로 줄어들 육군 상비병력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군에서는 화력을 강화한 전투 위주의 작전을 상정하지만, 유사시 북한 지역 점령은 육군이 맡게 될 가능성이 크다. 4만1000명의 병력을 유지하며 감군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해군은 건조되는 함정에 승선할 인원이 부족해 인력 증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해군 관계자는 “인력 증원이 이뤄지지 않아 미국·일본에 비해 장교의 함정승선 연수가 2배 이상으로 길다”고 말했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