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방부가 공개한 4개년 국방검토보고서(QDR)에서 북한을 ‘예측 불가능한 도전’으로 규정하며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과 핵무기를 통해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에 심각한 위협을 가할 경우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힌 것에 대해 정부는 “미국의 동북아 역내 안보 의지를 밝힌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미국과 중국이 동북아지역에서 군사력과 국방비를 늘리면서 경쟁하는 것에 대해서는 별도의 반응 없이 조용히 추이를 관망하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5일 “QDR에서 미국이 동북아의 평화와 안보 강화를 강조한 것은 그동안 추구했던 ‘역내 안보’의 일환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북한의 미사일과 핵실험이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의 위협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을 밝힌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과 핵무기를 언급하며,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밝힌 것은 역내 안보 강화를 위한 전력을 강화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올해 공개된 국방검토보고서는 4년 전과 비교해 볼 때 주한미군의 역내 안보 역할 역시 더 강조된 것으로 볼 수 있다. ‘2010 국방검토보고서’에선 주한미군을 한국으로부터 전 세계의 우발사태 지역으로 차출할 수 있는 ‘군병력의 풀(pool)’로 규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개념이 정착되면 주한미군이 타 지역 분쟁에 우선 차출될 것이란 우려가 컸었다. 올해 국방검토보고서에서 주목할 점은 아프가니스탄 국방예산 삭감(시퀘스터) 상황에 놓인 미국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전력에 미 해군 전력의 60%를 주둔시키기로 밝혔다는 것이다. 안보 전문가들은 “국방비 삭감 속에서도 주한미군 및 아·태 지역의 전력을 유지하는 것은 전력 강화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