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이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증거조작 의혹과 관련, “조작이나 위조는 없었다”는 취지의 자체 진상조사 결과 보고서를 25일 검찰에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진상조사팀(팀장 노정환 서울중앙지검 외사부장)은 보고서를 검토한 뒤 국정원 직원들을 소환할 방침이다.

국정원이 이날 검찰에 제출할 문서에는 간첩 혐의를 받고 있는 유우성(34) 씨의 중국·북한 출입경(국) 기록 입수 경위가 상세하게 기술돼 있다. 국정원은 검찰에 보낸 보고서에 해당 기록을 입수한 사람이 선양(瀋陽) 주재 영사관에 파견돼 있는 이모 영사가 아닌 다른 직원이라는 내용을 포함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또 국정원은 해당 기록을 얻기 위해 여러 통로를 통해 접촉했으며 위조가 있을 수 없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정원은 다만 기록을 입수한 직원이나 중국 측 협조자의 이름을 명시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국정원 보고서를 자세히 검토해 관련 국정원 직원의 조사 시기와 방법을 결정할 예정이다. 검찰은 국정원의 중국 내 정보 활동에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조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대검찰청 관계자는 “국익에 해가 가지 않으면서 신속하고 정확한 진상조사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국정원뿐 아니라 외교부에도 관련 기록 협조를 요구하고 있다.

검찰이 관련 문서 8건에 대해서 진행 중인 감정 결과는 이르면 26일 나올 것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검증 가능한 여러 가지 방법으로 신중하게 위조 여부를 판별하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24일 서울고법의 협조를 받아 검찰 측과 변호인 측이 법원에 제출한 서류 8건에 대해 대검 디지털포렌식센터(DFC)에서 감정 절차를 밟고 있다.

검찰은 중국 측과의 사법공조를 위한 절차도 계속 진행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진상을 밝히기 위해 다각도로 여러 가지 조사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병채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