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서해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의 발사대를 개량, 장거리 미사일 발사시험을 준비하는 징후가 포착된 가운데 이번 미사일은 지난 2012년 12월 발사했던 은하3호보다 사정거리가 25% 정도 늘어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3일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최근 북한이 동창리 미사일 발사대의 높이를 높이고 성능 개량실험을 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북한이 영변 우라늄 농축 시설의 규모를 확충하고 플루토늄 원자로도 재가동에 들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는 언제든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함께 핵실험을 벌일 수 있는 준비를 마친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SAIS) 산하 한미연구소가 운영하는 북한 전문 웹사이트인 38노스에 따르면 북한은 미사일 발사대를 기존 9층에서 10층으로 높였다. 북한 전문가인 닉 핸슨은 “발사대의 높이가 47ｍ에서 52ｍ로 바뀌면서 30ｍ 길이의 은하 로켓보다 훨씬 긴 40∼43ｍ짜리 로켓도 발사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38노스는 북한이 차량을 이용한 이동식 미사일 발사를 위해 17만ℓ 저장 규모의 경유 탱크 2기를 발사장 인근에 건설한 것으로 분석했다. 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 말 위성사진 촬영 당시 동창리 발사장 인근에 KN-08 탄도미사일과 비슷한 로켓과 이를 발사대에 장착하기 위한 크레인의 모습이 2주 정도 포착됐다. 이에 대해 제임스 클래퍼 미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북한이 아직 발사 실험을 하지는 않았지만, 이동식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배치 초기 단계”라고 밝혔다.

국내의 전문가들도 북한이 미사일 발사대를 개량한 것은 기존의 장거리 미사일에 대한 성능 개량을 마쳤거나 진행 중인 것으로 보고 있다. 김대영 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은 “발사대의 높이를 개량한 것은 기존 로켓의 성능 개량을 뒷받침하는 것”이라며 “북한이 로켓의 길이 등을 늘려 기존 로켓보다 사정거리를 향상시키는 등 개량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 연구위원은 “미사일 발사의 경우 북한이 이동식차량을 통해 발사하는 것을 감안하면 발사대 개량은 은하3호와 같은 장거리 로켓 발사를 위한 준비일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북한은 1, 2, 3차 핵실험 전에 항상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통해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며 “이번에도 남북관계가 의도대로 풀리지 않을 경우 미사일 발사와 함께 핵실험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