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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이야기 맛이야기 / 김영표 외 지음 / 대한지적공사

대한지적공사가 전국의 숨은 맛집을 발굴해 책으로 엮었다. 전국의 12개 시·도 본부와 186개 지사 4000여 직원들이 즐겨 찾는 맛집 400곳의 정보를 담은 것. 소개된 식당들은 짧게는 수년부터 길게는 수십 년 동안 ‘착한’ 가격과 빼어난 맛으로 지적공사 직원들의 사랑을 받았던 곳이다. 지적공사의 맛집 책자 발간은 창사 이후 처음이다. ‘대한지적공사 강추 진짜 숨은 맛집’이라는 부제가 달린 이 책은 모두 387쪽의 분량으로 식당 역사와 함께 사진, 약도, 주소, 전화번호, 영업시간, 가격, 주차장 여부 등이 실려 있다.

책에 따르면 전국 각지에서 옮겨온 ‘이주민의 도시’인 서울에는 전국에서 모인 이주민들의 삶이 그대로 녹아 있다. 을지로 평양냉면과 오장동 함흥냉면의 냉면 한 그릇에는 6·25전쟁 때문에 월남한 이북 실향민들의 향수가, 신림동 순대타운의 순대볶음에는 1960∼1970년대 전라도에서 상경한 이주민들의 애환이 서려 있다.

서울 광진구에 위치한 ‘가온’(家溫)은 한우 사골로 우려낸 육수로 ‘곰국시’를 만든다. 만두와 떡만둣국, 수육, 보쌈도 먹을 수 있어 가족모임 장소로 알맞다. 또 경기 시흥시에 있는 ‘개성집’은 생선요리 전문점으로 대표 메뉴인 명태조림에는 일반 식당에서 흔히 쓰는 재료인 무, 감자 등이 들어가지 않는다. 무와 생선은 궁합이 맞는 재료가 아니라는 이 식당 사장의 믿음 때문이다. 유네스코(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가 인정한 ‘맛의 도시’ 전주에는 먹을거리가 유난히 많다. 전주시청 앞 수정관은 전주를 찾는 관광객들이 전주비빔밥과 콩나물국밥 외에 즐겨 찾는 별미 음식인 물자장으로 소문난 곳이다. 녹말을 걸쭉하게 풀어 다양한 해물과 버섯, 야채, 양념 등으로 독특한 맛을 낸다. 자장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음에도 춘장을 넣지 않고 볶는 게 특징이다. 최근 들어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막걸리 골목’의 막걸리집인 ‘사람 사는 세상’도 빠지지 않았다. 첫 주전자부터 기본 안주가 푸짐하게 나오지만 두 번째 주전자를 주문하면 안주가 또 달라진다. 막걸리를 추가로 주문할 때마다 안주가 자동으로 나오고, 리필도 가능하다. 김영표 대한지적공사 사장은 “전국의 지적공사 직원이 발굴한 소중한 맛집 정보를 국민들과 공유하기 위해 책을 만들게 됐다”며 “낯선 여행지에서 먹을거리를 고민한다면 이 책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도연 기자 kdych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