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 간의 6일 회담에서는 방공식별구역(ADIZ) 관련 논의 외에도 북핵 문제와 한·일 관계 복원이 중요한 의제로 제기됐다.

북핵 문제의 해법에 대해서는 5일 바이든 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사이의 미·중 회담에서 논의된 ‘이란식 해법’을 북한에 적용하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일 관계에 대해서는 바이든 부통령이 동북아의 안정과 한·미·일 관계 정상화 필요성 등 이유를 들어 박 대통령에게 일본 측 입장을 긍정적으로 봐달라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6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중국의 방공식별구역(CADIZ) 일방 선포에서 촉발된 문제부터 북핵 문제나 북한의 최근 상황에 대해서도 이야기가 오고간 것으로 안다”며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문제 등 한·일 관계의 복원, 개선에 대한 논의도 있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과 바이든 부통령은 양국 간 논의해야 할 의제가 산적한 만큼 30여 분의 회담 이후 오찬에도 배석자를 최소한으로 줄여 사실상 회담 성격을 이어가도록 했다. 그만큼 다양한 의제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북핵 문제에 대해서는 이란식 모델이 해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부통령은 전날 시 주석과의 회담에서도 상당 시간 북핵 문제를 집중 논의하며 이란 핵협상 해법을 북한에 적용하는 방안을 논의해 북한에도 이와 비슷한 방식으로 국제적 압력을 행사해야 한다는 데 양국 간 공감대가 만들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식 해법이란 핵무기 개발을 중단하는 대가로 경제 제재를 완화하는 것이다. 미·중에 이어 한·미 간에도 이란식 해법에 대한 논의가 오감에 따라 북핵 관련 국제사회의 해결 방안이 구체화될지 여부도 주목된다.

바이든 부통령은 박 대통령에게 한·일 관계의 복원을 강하게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한·일 관계 개선이 필요한 것은 맞고, 또 이렇게 어렵게 만든 것은 일본이라는 점도 맞다”며 “바이든 부통령이 일본에서도 한·일 관계 개선 필요성을 얘기했으니 우리한테도 그런 얘기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이든 부통령은 5일 언론 인터뷰에서 “한국과 일본이 건설적인 관계를 설정하면 역내 전체가 더 안정되고 안전해질 것”이라면서 “한·미·일 3각 안보협력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안정적이고 다각화된 안보 질서를 발전시키는 데 매우 중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