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전은 했지만 착시 현상도 적지않아 좋아하기에는 이르다.’

실물경기의 바로미터 격인 백화점·대형마트 업계의 지난 11월 판매 실적에 대한 평가다.

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백화점 업계는 지난 11월 한달 동안 전년동기 대비 4∼9%대의 비교적 양호한 판매신장률(기존점 기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일보가 백화점 3사의 11월 판매신장률을 집계한 결과, 롯데는 9.5%, 신세계는 4.4%, 현대는 8.2%를 각각 기록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3사는 지난달 초·중반만 해도 1~3%대의 판매신장률을 기록, 부진을 면치 못했으나 지난해보다 뒤늦게 본격화된 겨울 추위와 늘어난 주말 영업일수 등에 힘입어 실적을 만회한 것으로 보여진다.

실제로 신세계백화점은 더운 날씨가 이어진 지난 10월에는 1%대의 판매신장률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하지만 겨울 추위가 본격화된 11월 후반에는 브랜드세일 효과 등에 힘입어 판매신장률을 6%대로 끌어 올렸다. 특히 수입브랜드, 아웃도어 등의 판매신장률은 20% 안팎에 달했다. 지난해만 해도 4일에 불과했던 토요일 영업일수가 올해에는 5일로 늘어난 것도 실적 회복에 일조한 것으로 유통업계는 보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날씨의 영향으로 초겨울 의류 수요가 1~2개월 늦은 11월 후반에 분출한 데다 주말 영업일수도 늘어난 점을 감안하면 11월 장사 실적만으론 실물경기 회복 여부를 점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경기침체 외에도 휴일 의무휴업 규제 등의 여파를 받고 있는 대형마트 업계는 4개월 만에 플러스 성장률로 전환됐다. 이마트는 지난 11월 2.7%의 판매신장률을 기록했다. 최근 4개월 연속 마이너스 성장세를 이어오다가 이번에 처음 플러스 성장세로 돌아선 것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연중 최대 규모의 창립행사를 진행한 데다 난방기기, 겨울의류 등의 매출도 추위에 힘입어 7∼10% 가까이 증가했다”면서 “평일보다 매출이 훨씬 많은 토요일 영업일수도 지난해보다 하루 더 늘어난 3일이었다”고 분석했다.

이관범 기자 frog7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