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을 선포한 이후 중국의 군용기와 미국 및 일본 군용기 사이에 3차례 초근접 비행이 이뤄지는 긴장 상황이 연출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인민해방군 해군은 벌써 5일째 보하이(渤海)만과 남중국해에서 군사훈련을 벌이며 무력시위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싸워 이기는 강군”을 강조해온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파상공세에 동북아시아 정세가 요동을 치고 있다.

3일 대만의 쯔유스바오(自由時報)에 따르면 대만 국방부는 2일 입법원(국회)에 중국 군용기와 미·일 군용기 사이의 거리가 1해리(1.852㎞)까지 좁혀졌으며, 이는 레이더상으로 점이 중첩되는 정도의 가까운 거리라고 보고했다. 미국과 일본은 지난 11월 23일 중국의 방공식별구역 선포 이후 ‘무시 전략’의 하나로 자국 전투기들을 이 구역에 진입시켜 왔다. 중국이 선포한 방공식별구역에 가장 빈번하게 군용기를 보낸 것은 일본으로 나타났다. 대만 국방부는 일본 군용기가 85차례, 중국 군용기가 55차례, 미국 군용기가 13차례 각각 이 구역에 진입한 것으로 포착됐다고 공개했다. 대만도 30여 차례 중국과 중첩되는 방공식별구역에서 전투기를 운용했다. 대만 당국은 이번 방공식별구역 갈등 사태로 돌발적인 공중 무력충돌 가능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중국 외교부도 연일 “방공식별구역을 인정하라”며 일본을 압박하고 있다. 외교부 훙레이(洪磊) 대변인은 2일 정례 브리핑에서 비행통보를 금지한 일본에 대해 “일본이 관련 문제를 정치화하려는 의도가 있으며 이는 양국 민간항공 분야의 협력에 불리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외교부는 전날도 “방공식별구역 설정은 중국의 정당한 주권행사”라며 “일본은 이에 함부로 말하지 말라”고 지적했었다.

관영 중궈신원왕(中國新聞網)에 따르면 이날 중국 인민해방군 해군은 2일 정오부터 오후 5시까지 보하이만에서 군사활동을 펼쳤다.

베이징=박선호 특파원 shpar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