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을 방문 중인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은 3일 미국은 아시아·태평양지역 안보에 대한 확고한 결의를 갖고 있고 향후 수십년간 리더십을 발휘하기 위해 필요한 힘을 손에 넣을 수 있다고 밝혔다.

바이든 부통령의 이 같은 언급은 중국의 방공식별구역(ADIZ) 일방선포 이후 아시아 지역의 리더십을 둘러싼 미·중 간 패권 다툼이 본격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바이든 부통령은 이날 보도된 아사히(朝日)신문 인터뷰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정부의 ‘피벗 투 아시아(아시아로 중심축 이동)’ 정책에 대한 회의론을 지적하는 질문을 받고 “(미국은) 앞으로도 지역에 상주하는 태평양 국가로 존재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미국이 지역 내에서 우위 체제를 장기간 유지할 것이라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바이든 부통령은 이어 아시아 지역의 현안으로 부상한 중국의 방공식별구역을 둘러싼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중·일 간 위기관리 및 신뢰구축을 위한 새로운 합의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바이든 부통령은 “(이에 대해) 깊은 우려를 갖고 있다”고 한 뒤 “이번 사태로 (중·일) 양국이 위기관리, 신뢰구축을 위한 조치 마련에 합의해야 할 필요성이 명확하게 드러났다”며 일·중 양국 정상과의 회담에서 이 같은 합의 도출을 위한 노력을 촉구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3일 오후 열리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의 회담에서는 미·일 동맹과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 타결 의지를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부통령은 인터뷰에서 “미국의 동맹에 대한 강고한 헌신(commitment)을 다시 한번 명확히 할 것”이라고 밝히고, TPP와 관련해 “가장 중요한 것은 합의를 도출하기 위해 각국이 어려운 선택을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김하나 기자 han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