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금융사들의 과잉대출, 약탈적 대출과 불완전 판매 등에 고강도의 과징금 등을 동원해 ‘메스’를 대기로 한 것은 이로 인한 금융소비자 피해가 끊이지 않고 반복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외환위기 이후 대표적으로 2003년 카드사태, 2008년 키코(KIKO)사태, 2011년 저축은행 영업정지 사태, 올 들어서는 LIG, 동양그룹 기업어음(CP) 판매 등이 꼽힌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29일 “재산상황·소득수준에 비췄을 때 과도한 대출을 해주거나, 고령의 취약계층에 리스크가 큰 투자성 상품을 권유하는 등의 판매행위가 계속되는 것을 방지하고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 제도적 기반을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지난해 7월 이를 담은 정부안과 국회의 관련 발의법안 6개를 토대로, 지난 10월에 국회에 금융소비자보호법 제정안을 제출했다”고 덧붙였다. 금융위는 국회가 조속한 시일 내에 관련 법안을 처리해 줄 것을 희망하고 있다.

이 안이 통과되면 대출 등의 과정에서 적합·적정하게 이뤄지지 않았을 경우에는 과태료, 충분한 설명의무를 어기고 불공정영업행위·부당 권유행위를 한 경우는 ‘과징금 폭탄’을 각오해야 한다.

금융당국은 이와 함께 금융권의 불법·부당행위와 불합리한 관행을 차단하기 위해 이른바 10대 위반행위를 정해 적발 시 관용을 베풀지 않기로 했다.

금융상품 불완전 판매, 대출금리 및 수수료 부당수취, 구속성 예·적금인 ‘꺾기’, 불법 채권추심, 대주주·계열사 부당지원, 보험사기, 보이스피싱 등 금융사기, 불법사금융, 유가증권 불공정거래, 불법외환거래이다. 금융당국은 해당 유형들이 금융소비자 피해를 야기하고 금융시장을 교란하는 주범으로 보고 있다.

금융위 금융소비자보호단 관계자는 “이와는 별도로 최근 3년간 금감원에 접수된 25만 건의 민원과 금융사 민원 25만 건 등을 토대로 불합리한 금융관행을 찾아 개선하기 위한 작업도 지난 8월부터 착수했다”고 말했다.

이민종 기자 horiz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