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중국 군 당국은 28일 오전 서울에서 제3차 국방전략대화를 열고 중국측이 일방적으로 설정한 방공식별구역 문제를 협의했다. 군 당국은 이날 전략대화에서 중국의 일방적인 방공식별구역 선포에 항의하고, 그 구역 안에 이어도가 포함된 것이 한국 국익에 침해된다는 점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이 맥락에서 “중국의 방공식별구역 일방 선포를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김관진 국방부 장관도 이날 오전 중국측 수석대표인 왕관중(王冠中) 중국 인민해방군 부총참모장을 접견한 자리에서 중국의 일방적 방공식별구역 선포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국방전략대화에서 양국은 지난 6월 개최된 한·중 정상회담의 국방분야 후속조치를 논의하고 한반도 및 지역안보 정세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이날 대화에서 국방부는 중국이 선포한 방공식별구역이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과 중첩되며 이어도가 포함된 데 대해 항의하고, 중국측의 성의 있는 조치를 요구했다. 한국측에서 당초 회의 참석대상자가 아닌 최용만 합동참모본부 공중작전과장이 참석한 것도 중국의 방공식별구역 설정에 대한 군의 입장을 구체적으로 전달하기 위해서였다.

이번 한·중 국방전략대화에선 국방부 또는 합참(중국은 총참모부) 간에 우발적 충돌을 막기 위한 핫라인을 설치하는 문제도 협의됐다. 한국과 중국의 해·공군 간에는 핫라인이 설치돼 있지만 군 수뇌부 간에는 아직 설치돼 있지 않다. 6월 정승조 당시 합참의장은 중국을 방문, 팡펑후이(房峰輝) 중국군 총참모장과 가진 한·중 군사회담에서 국방당국 간 핫라인 조기 개설 필요성을 제기한 바 있다.

백승주 국방부 차관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이번 3차 한·중 국방전략대화를 통해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부합하는 국가·국방 발전을 위한 건설적인 논의가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으며, 왕 부총참모장은 “양측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문제를 교류하는 것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방승배·정철순 기자 bsb@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