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방공식별구역(ADIZ) 안에 제주 남방 해역의 이어도를 포함시키면서 우리나라의 해양영토 주권이 위협받고 있는 가운데 동북아 패권다툼의 중심에 있는 이어도의 경제적·지정학적 가치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28일 국립수산과학원 등에 따르면 이어도는 얼핏 쓸모없는 암초처럼 보이지만 한·중·일 3국이 만나는 해역에 자리하고 있어 ‘자원의 보고’로 불리는 등 경제적·지정학적 가치가 무궁무진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다양한 수산자원을 비롯, 주변 대륙붕엔 원유와 천연가스 등이 대량 매장돼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으며, 영화 ‘제7광구’의 배경으로도 널리 알려져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2003년 6월 이어도에 종합해양기지를 완공, 최첨단 관측 장비를 통해 해양·기상 자료를 수집하고 해경의 수색 및 구난 기지로 활용하고 있다.

이어도는 현재 총 12개 대륙붕 광구 중 4광구 안에 위치하고 있다. 1969∼2005년 진행된 자원탐사에선 석유 매장 가능성이 있는 지점이 3곳 발견되기도 했다. 특히 이어도 주변에는 최대 1000억 배럴의 원유와 72억t가량의 천연가스 등 230여 종의 해저 자원이 매장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어도는 수산자원도 풍부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갱이, 고등어, 오징어, 갈치 등 주요 어족이 풍부한 어장을 형성하고 있어 중국 어선들이 빈번히 불법조업에 나서고 있다고 국립수산과학원 측은 밝혔다. 또 제주대가 2009년 4월 실시한 조사에서도 이어도가 속한 250해구에서 참조기, 물천구, 붕장어 등 14종의 어류가 채집되기도 했다.

이어도는 우리나라의 핵심 해상 교통로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이어도와 주변 해역을 포함한 남항통항로는 한국 수출입 물동량의 90% 이상이 지난다.

국내로 수입되는 원유의 99.8%, 곡물과 원자재의 100%가 통과한다. 이 밖에 해양기지에는 감시 카메라가 설치돼 인근 수역을 이용하는 선박과 군함을 24시간 감시할 수 있다. 또 태풍을 관측하는 데에도 유리한 지점으로 꼽힌다.

최정화 국립수산과학원 박사는 “자원의 보고인 이어도의 실효적 지배 강화를 위해 국립수산과학원에선 올해부터 봄, 가을 2회에 걸쳐 이어도 주변 해역에 대해 수산해양환경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준영 기자 cjy3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