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전주교구가 국가정보원 대선개입과 관련, 박근혜 대통령의 사퇴를 촉구한 데 이어 개신교와 불교계도 시국 기도회와 시국 선언문 발표 등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파장이 예상된다.

개신교 목사들 모임인 ‘전국목회자 정의평화협의회’는 12월 16일부터 성탄절까지 서울광장에서 정권 퇴진 금식 기도회를 열 계획이다. 정태효 전국목회자 정의평화협의회 상임의장은 지난 23일 CBS 라디오 ‘주말 시사자키 윤지나입니다’에 출연, “전·현직 의장들 중심으로 다음 달 16일부터 서울광장에서 성탄절까지 열흘 동안 정권 퇴진 금식 기도회를 진행하겠다”며 “28일 중앙위원회 결의를 거쳐야 하지만 내부 공감대는 이미 형성된 상태”라고 밝혔다. 정 목사는 “1980년대였다면 지금 같은 사안은 정치적 심판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끝났어야 한다”며 “지금 우리는 민주주의가 일정 정도 기반을 다졌다는 착각에 빠져 사안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평신도 단체인 ‘정의 평화 기독인 연대’도 12월 첫째 주 비슷한 요구사항을 담은 시국 기도회를 열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진보적 승려 모임인 ‘실천불교전국승가회’도 이르면 28일 대통령의 참회를 촉구하는 시국 선언문을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져, 여야 대치 정국이 광범위한 정치와 종교의 충돌 양상으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