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전주교구 시국미사 논란과 관련해 야권은 파장 확산을 막는 데 주력하고 있다. 특히 서해 북방한계선(NLL) 문제와 연관된 박창신 원로신부의 발언과 관련해서는 분명히 선을 긋고 있다. 민주당 내에서는 논란 차단을 위해선 친노(친노무현) 진영이 NLL에 관해서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그동안 NLL을 두고 험난한 정치공방을 해왔는데, 또다시 NLL 논란이 불거진 데 대해 허탈감을 토로하는 목소리도 높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2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정부 10년간 NLL을 빈틈 없이 사수해 왔고 앞으로도 계속 사수해 나갈 것”이라며 “국가 안보에 관한 한 민주당은 추호의 흔들림도 없다”고 말했다. 전날 전병헌 원내대표에 이어 정확히 입장을 밝혀 파장이 확산되는 것을 막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친노 진영에서도 명확한 입장을 밝힐 필요가 있지 않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친노 측에서는 사견을 전제로 “종교계에서 나온 얘기를 정쟁의 도구로 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얘기만 나올 뿐 공식적인 반응은 내놓지 않고 있다. 당 지도부에서 공식 입장을 밝힌 만큼 추가로 대응을 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선 불복 논란, NLL 포기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은 친노는 이 기회에 확실하게 선을 그어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민주당 의원은 “특히 연평도 포격, 천안함 사건과 관련해서는 사제단과 의견을 달리한다는 점을 분명히 밝혀서 NLL 문제의 출구전략으로 삼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안철수 의원 측에서는 사제단과는 입장이 다르다는 점을 명확히 하고 있다. 안 의원 측 관계자는 “종교계의 발언에 논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도 “박근혜 대통령 사퇴 요구에 동의한 적은 당연히 없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지난 대선부터 안보에 대해서는 보수라는 점을 강조해 왔고, NLL 사수도 공언한 바 있다.

새누리당은 야권을 압박했다.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박 원로신부 발언에 대해 “(연평도·천안함) 피해가족은 물론 전 국민에게 충격과 분노를 안겨줬다”며 “민주당과 정의당, 무소속 안 의원은 사제단을 비롯해 대통령 하야운동을 벌이는 단체들과 신야권 연대를 결성한 만큼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조성진 기자 threeme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