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전기요금 5.4% 인상 등 에너지 가격 개선 대책을 내놨지만 최근 지속되는 전력난은 해결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정부의 이번 조치는 최대전력수요의 1%를 절감하는 효과에 그칠 것으로 분석되면서 전력사용이 급증하는 올겨울과 내년 여름에도 지난여름과 같은 전력난이 예상된다. 특히 정부는 내년 수요관리 예산을 대폭 삭감한 상태여서 전력수급관리가 한층 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이번 전기요금 인상을 두고 전력수요예측과 원전 관리에 실패한 정부가 산업체와 국민에게 부담을 전가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0일 전력업계 및 에너지시민단체 등에 따르면 정부가 19일 발표한 ‘에너지 가격 구조 합리화 대책’으로는 전기절약 유도와 전력수급관리라는 목표달성이 어렵다. 정부는 전기요금 인상 등 이번 대책으로 연간 최대피크전력 약 80만㎾가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이는 올해 최대 전력수요 7652만㎾(지난 1월 기준)의 1%를 조금 넘는 수준에 불과하다. 각종 인허가 문제로 건설이 지연된 화력발전소 1개로 해결되는 양이며, 불량부품 등으로 가동이 정지된 원전 1곳(100만∼140만㎾)으로도 감축분이 상쇄되고 남는다. 즉 전력감축 효과만 놓고 보면 정부가 수요예측과 원전 관리만 제대로 했어도 전기요금 인상은 하지 않아도 됐던 셈이다.

그러나 전기요금을 인상해도 올해 겨울과 내년 여름은 발전설비 부족으로 수요관리가 필요하다. 특히 정부는 내년 수요관리 예산을 올해보다 2195억 원 줄인 395억 원으로 책정해 산업체와 국민의 절전 동참 외에는 답이 없는 상태다.

한편 정부는 21일부터 전기요금을 산업용 6.4%, 주택용 2.7%, 일반용 5.8%, 농사용 3.0% 등 평균 5.4%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전기요금은 월평균 기준으로 도시가구는 1310원, 일반용(고압)은 127만 원, 산업용(고압)은 2900만 원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