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전문가들은 법인세제는 세수 효과나 소득 재분배를 위해서가 아니라 경제성장과 효율성 향상을 위한 정책 수단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증세에 의한 정부 지출이 민간부문의 소비와 투자를 대체해 경제의 선순환 구조를 확립하기는 어렵다며 정치권 및 정부의 정책 방향 전환을 촉구했다.

전문가들은 준 조세를 정비하고 규제 완화 등을 통해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자본을 축적해 경제성장 잠재력을 키워야 할 때라고 입을 모았다. 또 법인세 인상은 대기업과 달리 자금이 부족한 중소기업의 경우 생존의 위협을 받을 수 있는 만큼 부담이 클 수 있고, 기업활동 위축으로 세수 기반이 무너지면서 세금이 줄어드는 역효과로도 연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11일 연강흠(경영학) 연세대 교수는 “법인세 인상은 실현되지 않아도 거론되는 것만으로 투자를 위축시킨다”며 “현재의 법인세율 수준과 상관없이 인상될 조짐이 보이면 세후 수익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투자 위험이 높아지면 기업가는 불안함에 투자를 미룰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의 세계화와 자본의 자유화로 인해 세제가 경제의 효율성에 주는 효과는 더 커졌다”며 “세금 부담으로 인한 경쟁력 약화를 피하려고 생산 및 판매 시설을 해외로 옮기면 국내 경제는 위축되고 세수는 줄어든다”고 지적했다.

송원근 한국경제연구원 공공정책연구실장은 “우리나라 법인세 부담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 4번째로 높다”며 “복지재원을 확보하고 소득재분배를 위해 법인세 인상이 더 필요하냐는 것에 대해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김종석(경제학) 홍익대 교수는 “기업들이 법인세율 증가 없이 비과세·감면항목 조정·정비 만으로 늘어나는 사실상 ‘법인세 인상’은 정부와 정치권의 꼼수라고 볼 수 있다”며 “법인세 인상은 경제의 생산성을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근로자의 실효임금에도 악영향을 줄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민철 기자 mindo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