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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은 곡물을 주식으로 하는 한국 음식문화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다. 떡의 종류는 조리법, 모양, 재료 및 지방에 따라 문헌에 기록된 것만도 200가지가 넘는다. 이 중에서도 인절미는 찹쌀을 불렸다가 지에밥을 찌거나 가루를 내어 찐 다음 절구나 안반에 놓고 떡메로 쳐서 만드는 도병(搗餠)의 일종이다.

인절미는 혼례상에 올라가며 사돈댁에 이바지로 보냈다. 인절미의 찰기처럼 신랑신부가 궁합을 잘 맞춰 살라는 의미였다고 한다. 또 시집간 딸이 친정에 왔다 돌아갈 때 ‘입마개떡’이라고 해 인절미를 크게 만들어 들려 보냈는데 여기에는 시집에서 입을 봉하고 살라는 뜻과 함께 시집 식구에게 딸의 잘못이 있더라도 이 떡을 먹고 너그럽게 봐 달라는 의미도 담겨 있다.

인절미에 대한 유래는 1624년 인조가 이괄의 난을 피해 공주에 머물렀을 때 임씨 댁에서 콩고물을 묻힌 떡을 진상했는데 맛이 좋아 떡 이름을 물었으나, 아는 사람이 없어 ‘임절미(任絶味)’라 불러 오늘날 인절미가 됐다는 이야기도 있다.

인절미는 재료와 지역의 특성에 따라 대추인절미, 깨인절미, 수리취인절미, 쑥인절미, 차조인절미, 동부인절미, 각색차조인절미, 감인절미, 혼인인절미 등이 있다.

인절미는 예전에는 추석을 전후한 음력 8월에 많이 만들어 먹었고 겨울에는 인절미를 해 두었다가 긴긴 밤 출출할 때면 딱딱하게 굳은 것을 말랑말랑하게 구워 꿀, 조청, 홍시에 찍어 먹었다.

고려 때의 제사식(祭祀食)에 수록된 것으로 미뤄 인절미의 역사도 오래된 것으로 추측된다. 조선조에는 증보산림경제, 임원십육지, 성호사설 등에 콩고물을 묻힌 인절미가 기록돼 있다.

규합총서에는 연안인절미가 좋다고 나와 있다. 연안인절미는 황해도 배천평야 곡창지대에서 나오는 기름지고 차진 매우 좋은 찹쌀로 혼인 때 이바지로 한다고 해 ‘혼인인절미’라고도 한다. 충북 충주시 엄정면 목계리에서는 붉은 팥고물을 묻혔는데 술국을 먹을 때 함께 먹으면 속이 든든하다고 하여 ‘해장떡’이라고도 불렀다. 전라도에서 감가루를 넣어 인절미를 만들었고, 구례군 석곡의 감고장에서는 흰 인절미 위에 홍시를 깨뜨려 발라 먹었다.

공주시는 인절미의 본향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매년 백제문화제 기간에 맞춰 인절미 축제를 진행한다. 올해 제59회 백제문화제(9월 28일∼10월 6일) 행사에서도 공주 금강교에서 ‘절미로운 맛 임금님표’라는 주제로 인절미 축제가 열리고 있다.

공주대 명예교수·전 한국가정과학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