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의미하는 ‘적극적 평화주의’를 외교·안보정책의 전면에 내걸고 국방 정책의 방향을 수정한다.

1일 마이니치(每日)신문 등에 따르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자문기구인 ‘안전보장과 방위력에 관한 간담회’는 30일 회의에서 자위대가 세계 안보 활동에 참여하는 범위를 확대한다는 내용의 적극적 평화주의를 외교·안보 정책의 지침인 국가 안보전략의 기본 이념으로 삼는다는 방안에 합의했다. 내년 봄 헌법 해석 변경 여부가 결정되는 집단적 자위권 행사 문제를 명기하지 않는 대신, 자위대의 적극적인 활동으로 이어지는 이념을 채택해 집단적 자위권 행사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이 같은 방안은 일본의 장기적 방위 지침인 방위계획대강이 발표되는 12월에 정식으로 결정, 발표될 예정이다.

일본의 국가안보 전략 이념으로 채택되는 적극적 평화주의는 아베 총리가 제시한 안보 정책의 키워드로, 자위대가 유엔 평화유지활동(PKO) 등 집단 안보 활동에 적극 참여하고 방위력을 강화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한다. 전후 평화헌법이 규정한 전력보유·교전권 불인정 등을 수정하겠다는 주장이다. 아베 총리는 이날 ‘영·일 안전보장협력회의’ 강연에서 “적극적 평화주의는 일본의 새로운 자화상으로, 앞으로의 일본을 이끌어나갈 하나의 기치”라고 강조하면서 국가안전보장회의 설치,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위한 헌법해석 변경 등을 “적극적 평화주의에 적합한 기초적인 틀”이라고 설명했다.

간담회 좌장인 기타오카 신이치(北岡伸一) 일본 국제대 총장은 30일 “지금까지 일본은 ‘나쁜 일은 하지 않고, 군비는 될 수 있는 한 보유하지 않는다’는 소극적 평화주의였다. 그것을 넘어 세계평화에 공헌할 필요가 있다”며 “군사력 없이도 세계가 평화로워질 것이라는 생각은 틀렸다”고 말했다. 김하나 기자 han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