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음모 등의 혐의로 국가정보원이 28일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을 비롯해 진보당 당직자와 시민사회단체 관련자들을 상대로 압수수색을 실시한 가운데 과거 이들의 국가보안법 위반 또는 시국사건 연루 전력에 또다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진보당 핵심 인물들에 대해선 종북 세력이라는 비판이 계속 있어 왔다. 지난 2012년 ‘조갑제닷컴’이 발간한 ‘종북백과사전’과 국민행동본부 등 보수 단체가 법무부에 제출한 진보당 해산 청원서에 따르면 다수의 공안 사범이 비례대표 등으로 19대 국회의원 후보 공천을 받았다.

진보당 비례대표 18번 강종헌 당시 후보자는 1975년 재일동포 유학생 간첩단 사건으로 13년간 복역 후 가석방됐지만 미전향 신분으로 이적단체인 범민련 활동을 계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5년 북한 노동당 창건 60주년을 맞아 평양을 축하 방문해 원정 출산을 한 사건으로 유명세를 탄 비례대표 15번 황선 당시 후보자는 역시 이적단체인 통일연대, 범청학련 남측본부에서 활동했고 1998년에는 한총련 대표로 불법 방북해 징역 2년의 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2012년 “애국가는 국가가 아니다”는 발언으로 파문을 빚었던 비례대표 이석기 의원은 2002년 5월 민혁당 간첩 사건에 연루돼 수배가 됐다가 체포된 것을 비롯해 2003년 3월 국가보안법의 반국가단체구성 등 위반으로 징역 2년 6월형을 선고받았다.

진보당 청년비례대표 경선에 참여했던 이른바 ‘고대녀’ 김지윤 씨는 제주 해군기지를 ‘해적기지’로 표현해 수위를 넘은 발언이라는 비판에 시달렸지만 정작 당내에서는 아무런 문책이 없었다. 이외에 청년 비례대표였던 김재연 의원은 한총련 대의원으로 활동하며 2004년 국가보안법 폐지를 촉구하는 국회 기습시위를 주도해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받은 전력이 알려지는 등 당시 국회의원 선거에 나선 비례대표 후보들 중 반수 이상이 공안 전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도부 역시 종북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김선동 의원은 2012년 4월 국회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이 북한의 광명성3호 발사와 북한 지도 체제를 비판한 발언에 대해 ‘북한 때리기’라고 규정해 논란을 빚었다. 또 당시 진보당이 정책기획실장으로 중용했던 최기영 씨는 미전향 신분이라는 점 때문에 논란이 된 인물로 알려졌다. 그는 2007년 12월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일심회 간첩 사건과 관련해 대법원에서 징역 3년 6월형을 받았지만 지금껏 전향하지 않고 활동을 이어 오고 있다.

진보당의 강령도 줄곧 논란이 된 사안이다. 종북백과사전에 따르면 진보당의 강령이 반(反)대한민국의 기치를 띠고 있어 해산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진보당의 강령은 항일투쟁과 임시정부, 4·19 혁명과 5·18 광주민주화운동은 물론 촛불시위 정신을 계승한다고 명시했지만 1948년 대한민국 건국정신은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북한의 김일성이 “이승만 정부는 태어나지 않았어야 할 나라”라고 규정한 것과 맥을 같이하고 있다는 게 이 책의 주장이다.

대북정책과 외교안보 관련 강령에서 북핵에 대해 침묵하고 있다는 점 역시 줄곧 진보당의 친북 성향 증거로 꼽혀 왔다. 강령은 고려연방제를 수용한 6·15와 10·4 선언을 계승하고 한반도 비핵화와 원자력발전 정책을 전면 재검토한다고 했지만 북핵 문제는 일절 언급하지 않고 있다.

이근평 기자 istandby4u@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