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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서울 마포구 염리동 국민건강보험공단 본부 민원 콜센터. 칸막이 책상이 빼곡히 채워진 넓은 사무실에서 350여 명의 상담원들이 끊임없이 울리는 전화를 받고 있었다.

1시간 동안 개인 평균 15통의 전화를 받았고, 대부분 건보료와 관련된 문의사항이었다. 상담원들은 하나같이 두 개의 모니터에 띄워진 가입자의 신상정보와 건강보험료 부과상황을 번갈아 보며 건보료 계산에 열을 올렸다. 때때로 책을 펼쳐 관련 부과 규정을 살피기도 했다. 상담원 이모(43·7년차) 씨는 “때때로 분을 못 이기고 욕설을 하는 분들도 있다”고 말했다.

건보공단 본부와 서울, 부산 등 6개 지역본부에는 이런 민원 콜센터가 각각 하나씩 설치돼 있다. 전국 178개 지사, 53개 출장소 직원들은 상담 업무를 맡지 않더라도 밀려오는 전화와 민원인을 상대하느라 하루를 다 보낸다. 건보공단 내 전담 상담원(1371명)을 포함, 민원 처리에 조금이라도 관여하는 직원은 대략 9000명, 지난해 이들에게 온 민원 전화와 창구 상담요청 등은 무려 7116만7269건이다. 한 명이 하루에 약 21.6건의 민원을 처리한 셈이다.

건보공단 분석 결과, 이들 민원의 81.0%(5763만883건)는 건보료와 관련된 사항이었다. 정작 건보제도에서 중요한 보험급여에 대한 문의는 겨우 전체 민원의 6%(445만5750건) 수준이었다. 올해의 경우 5월까지 벌써 3271만1855건의 민원이 발생했고, 이 가운데 81.5%(2666만5984건)가 건보료 관련 문의다.

직장·지역가입자 간 건보료 형평성 문제와 지역가입자의 복잡한 건보료 산정방식 때문에 건보공단은 이렇듯 매일 폭주하는 민원을 처리하는 데 급급하다. 잘못된 제도로 인해 상담 업무에 필요 이상의 인력이 배치되고, 상담 업무 외 직원들도 상담을 거들어야 하는 비효율이 발생한다.

여기에 직장(지역)에서 지역(직장)으로의 자격 변경, 피부양자 및 지역가입 가구원의 변화 등 건보료 부과 방식을 수정해야 하는 경우가 기본적으로 한 해 5215만 건(2012년 기준)에 달한다. 건보료 부과 방식이 크게 바뀔 때는 가입자에게 전화나 우편을 통해 통보를 하는 업무를 수행해야 한다.

유민환 기자 yoogiz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