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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소득층의 소비 심리가 역대 최악으로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갑을논쟁과 경제민주화 등이 부자와 대기업 등 ‘가진 자’에 대한 반감으로 일부 변질되자 고소득층의 심리가 위축되면서 지갑을 닫고 있는 것이다. 관련기사 5면
고소득층의 향후 소비지출 전망도 4년1개월 만에 최저치까지 추락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9일 한국은행과 통계청에 따르면 소득 상위 20%인 5분위의 올 1분기 평균소비성향은 전년동기(62.51%) 대비 2.88%포인트 급락한 59.63%로 조사됐다. 이는 1분기 기준으로 관련 통계가 나온 지난 2003년 이래 역대 최저치다.
5분위 평균소비성향(1분기 기준)은 2008년 62.30%였으나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에 60.29%로 하락한 뒤 2012년 62.51%까지 올랐으나 올해 60%대 밑으로 떨어졌다. 평균소비성향은 한 가구가 쓸 수 있는 소득(처분가능소득) 중에서 실제로 얼마를 소비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평균소비성향이 감소했다는 것은 가구가 소비지출 규모를 줄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 5분위의 경우 올 1분기 처분가능소득이 전년동기대비 1.85% 늘었음에도 소비지출은 오히려 2.85% 줄였다.
이는 최근 경제민주화와 갑을논쟁, 세무조사 압박 등으로 부자와 대기업에 대한 사회적 반감이 커지자 지출 자체를 꺼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조동근(경제학) 명지대 교수는 “경제는 식물과 같아서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하는데 지금 정치권은 오히려 문제를 만들고 있다”며 “부자들이 지갑을 닫으면 결국 피해는 정치권이 강조해온 저소득층과 자영업자들에게 돌아가게 된다”고 말했다.
김석 기자 su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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