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기업 앞에만 서면 작아지는 동반성장위원회.’

동반위가 이번에 외식업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선정하면서 피자·햄버거·치킨 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은 국제소송 가능성 등 여러 가지 문제로 껄끄러운 상대인 외국계 기업을 처음부터 제외한 것이라는 비판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피자헛·KFC·맥도날드 등이 중소기업 적합업종에서 빠진 것은 세계무역기구(WTO) 협정이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위배 문제와 관련된 국제소송 등을 우려해 의도적으로 제외했다는 것이다. 피자헛·KFC는 세계 최대 외식 사업체인 미국 얌의 자회사이고, 미국 맥도날드는 세계 최대 패스트푸드 사업체로 이들 회사의 글로벌 연매출을 합하면 50조 원대에 달한다.

한 외식업계 전문가는 27일 “동반위가 골목식당과 직접적인 경쟁관계에 있는 얌·맥도날드 등을 중기 적합업종 대상 기업으로 고려조차 하지 않은 것은 애초부터 WTO협정이나 한·미 FTA 위배 문제와 관련된 국제소송에 휘말릴 것을 우려한 때문일 것”이라고 비판했다.

게다가 패밀리 레스토랑 시장을 주도하는 3대 외식업체 중 하나인 미국 아웃백을 외국계라는 이유만으로 중견기업으로 분류, 완화된 규제수위를 적용하기로 결정한 것은 빕스·애슐리 등 국내 외식 브랜드를 역차별하는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반면 아웃백 측은 “우리를 중견기업으로 분류한 것은 매우 객관적인 기준”이라며 이번 동반위의 결정에 대해 환영의 뜻을 내비쳤다.

이런 가운데 글로벌 자본인 미국 모건스탠리가 대주주인 놀부NBG(부대찌개 등)를 더본코리아(새마을식당 등)와 함께 이번 규제 대상에서 사실상 제외한 것은 특혜를 허용해 준 것이라는 반대여론도 거세다. 두 회사의 매장 수를 합하면 전체 규제대상 기업 30여 개사가 운영하는 2000여 개 매장 중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그만큼 두 회사가 골목상권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것이다.

두 회사를 대변해온 한국프랜차이즈협회 측이 지난 25일 “법적 대응하겠다”면서 강력 반발하자 동반위 측이 한 발 물러난 것으로 관련업계는 보고 있다. 이날 열린 동반위 본회의장 앞에는 한국프랜차이즈협회 소속 임직원 20여 명이 몰려와 “소송을 불사하겠다”면서 반대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관범 기자 frog7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