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15일 4대강 사업과 관련해 서울, 경기, 인천, 대전, 경북 포항, 전남 나주 등에 있는 수십 개의 건설사들과 협력업체 등을 대대적으로 압수수색했다.

공정거래위원회와 감사원 등에서 4대강의 입찰담합 등에 대한 조사가 끝남에 따라 이제 검찰의 수사가 본격화 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형 건설사들이 하청업체들을 통해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이 밝혀질 경우 정·재계에 미치는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 등에 따르면 4대강 사업 참여 건설업체들의 입찰 담합, 건설업체 임직원들의 배임 의혹, 공사과정에서의 비자금 조성 등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1부(부장 여환섭)는 이날 오전 200여 명의 대규모 인력을 투입, 서울, 경기, 인천, 포항, 나주 등에 있는 GS건설과 대우건설 등 건설사 16곳과 설계업체 9곳 등에 대한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그동안 4대강 사업 수사는 서울중앙지검의 형사부 3곳과 특수3부 등 4개부서와 대구지검 등에서 진행돼 왔지만 앞으로는 특수1부가 주축을 이뤄 수사를 지휘해 나갈것으로 예상된다.

검찰 관계자는 “사건을 모두 합친 후 곧바로 압수수색을 했으니 이제부터 4대강 수사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며 “특수1부와 특수2부에 있는 모든 인력들이 압수수색에 대대적으로 투입됐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날 압수수색을 통해 컴퓨터 하드 디스크와 회계장부 등 각종 자료들을 입수, 그동안 4대강 사업과 관련돼 제기됐던 비자금 조성, 참여 건설업체들의 입찰 담합, 건설업체 임직원들의 배임 의혹 등에 대해 확인할 예정이다.

서울중앙지검에서는 현재 4대강 정비 공사에 참여한 12개 건설사의 담합 의혹과 김동수 전 공정위원장 등 공정위 관계자들에 대한 시민단체의 고발 사건 수사가 진행 중이다.

또 현대건설이 4대강 건설현장에서 하도급업체를 통해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혐의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서종욱 대우건설 사장 등 6명 비자금 조성 혐의도 수사하고 있어 대구지검에 있는 대우건설 비자금 의혹사건은 이첩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특히 2차 턴키에서 예산을 다소 넉넉하게 발주했기 때문에 여러 비리가 숨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수사를 본격화하기에 앞서 고소·고발 건 외에도 상당 수의 첩보를 입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감사원, 공정위, 국토교통부 등 관계기관 공무원에게 로비를 위한 금품이 제공됐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집중 수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4대강 사업과 관련해서 감사와 평가 과정에서 일부 회사가 ‘로비리스트’를 작성해 금품을 살포했다는 의혹이 정치권 등에 제기되기도 했다.

검찰의 수사가 본격화됨에 따라 4대강 사업에 참여했던 대형 건설사들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총사업비 22조 원 규모로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건설사들이 모두 참여했기 때문에 수사가 확대될 경우 재계에 미치는 파장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현미·김동하 기자 alway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