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을 성추행 혐의로 피해자 A(21) 씨와 함께 미국 현지경찰에 신고한 워싱턴 DC 한국문화원 여직원이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지에서는 해당 여직원이 성추행 의혹 사건을 보고했지만 상부에서 무마를 시도해 워싱턴 DC 경찰국에 직접 신고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12일 워싱턴 DC의 한국문화원에 따르면 A 씨로부터 윤 전 대변인의 ‘성추행’ 의혹을 들은 여직원이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여직원은 지난 8일 오전 7시쯤 윤 전 대변인이 머물고 있던 페어팩스 호텔에서 A 씨가 울면서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 이번 사건을 처음 알게 됐다. 당시 현장에서는 A 씨가 여직원에게 상황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경찰에 신고하겠다’는 얘기가 오고갔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문화원은 박근혜 대통령의 한·미 정상회담 행사 지원을 위해 30여 명의 인턴 학생들을 선발했다. 사표를 제출한 여직원은 인턴들의 교육과 관리를 맡고 있었다.

성추행 의혹을 들은 여직원은 바로 한국문화원 간부들에게 내용을 보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에서는 한국문화원 측에서 ‘별다른 일이 아니다’면서 상황을 무마하려고 하자 반발로 워싱턴 DC 경찰에 A 씨와 함께 윤 전 대변인을 신고했다는 소문도 흘러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문화원의 한 관계자는 “공교롭게도 이번 사건이 일어난 직후이기는 하지만 그 직원은 원래 대통령 방미 행사가 끝나면 그만둘 예정이었다”고 말하면서 한국문화원에서 무마하려 했던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이 관계자는 “그날 아침 피해를 입은 인턴직원이 우는 소리가 들리고 내용을 파악해 청와대 선임행정관에게 바로 보고했다”고 해명했다.

워싱턴 = 이제교 특파원 jkle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