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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추억의 영화와 명작들이 잇달아 재개봉되고 있다.

지난 2월 이와이 슌지(岩井俊二) 감독의 ‘러브 레터’가 재개봉된 데 이어 역시 이와이 감독의 ‘4월 이야기’, 뤼크 베송 감독의 ‘레옹’이 극장에서 상영 중이다. 이어 유럽의 대표적 버디로드 무비인 ‘노킹 온 헤븐스 도어’(감독 토머스 얀·사진)가 오는 16일 다시 관객을 찾아온다.

이 같은 재개봉 영화들은 1990년대 20대를 보낸 30·40대 중·장년층 관객들을 겨냥한 것으로 특히 이들이 최근 문화의 주요한 소비층으로 떠오르면서 조용하게 관객 몰이를 하고 있다. 젊은 시절 영화를 봤던 관객들에게는 당시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고, 극장에서 이 영화를 보지 못했던 젊은 관객들에게는 말로만 듣던 ‘명작’을 스크린을 통해 볼 수 있는 기회다.

로맨스 명작으로 꼽히는 ‘러브레터’와 ‘4월 이야기’는 그 시절 극장에서 느꼈던 감동을 2013년 버전의 더욱 풍성해진 색감과 정교해진 사운드로 재현, 관객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특히 ‘러브레터’는 재개봉임에도 개봉 첫 주 25%에 달하는 높은 좌석 점유율을 기록, 현재까지 약 4만여 명에 달하는 관객들을 극장으로 불러 모으며 식지 않은 열기를 증명하고 있다. 뤼크 베송을 세계적 감독 반열에 오르게 하고 숱한 마니아를 만들어낸 ‘레옹’ 역시 한국 개봉 당시 삭제되었던 23분이 추가된 디렉터스 컷 버전으로 재개봉, 3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해 극장가 재개봉 열풍에 힘을 더하고 있다.

16일 재개봉되는 ‘노킹 온 헤븐스 도어’는 죽음을 눈앞에 둔 두 남자의 여행을 통해 삶의 진정한 가치를 담아낸 1990년대 명작. 국내에서는 1998년에 개봉된 뒤 영화 팬들 사이에서 ‘죽기 전에 반드시 봐야 할 영화’로 꼽히기도 한 작품이다.

특히 푸른 하늘과 바다가 어우러진 가운데 두 주인공의 마지막 모습을 담아 묵직한 울림을 주는 영화의 엔딩 장면과 밥 딜런 원곡의 OST ‘노킹 온 헤븐스 도어’는 깊은 여운을 선사한다. 1월 아트나인에서 진행된 ‘엣나인필름 페스티벌’에서 이 작품이 특별 상영돼 전석 매진을 기록하기도 했다.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