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승리에 기여했던 최측근 인사들에 대한 ‘자리 챙겨주기’가 본격화되면서 친박(친박근혜)계의 표정이 밝아지고 있다.

새정부 초기 인사에서 철저히 배제됐던 친박계 인사들이 속속 비중 있는 자리에 발탁됨에 따라 박근혜 정부를 탄생시킨 공신들에 대한 인사가 서서히 숨통이 트이고 있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은 2일 신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 수석부의장에 5선 출신의 친박계 원로 현경대(74) 전 새누리당 의원을 지명했다. 이어 3일에는 ‘원조 친박계’ 출신인 구상찬(56) 전 의원이 공석 중인 중국 상하이(上海) 총영사에 내정됐다.

또 앞서 지난달 말에는 친박계 핵심 중 한 명인 이성헌 전 새누리당 의원도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새 상임집행위원장에 선출되는 등 친박계 인사들이 줄줄이 중용되고 있는 분위기다. 이에 청와대와 내각 인선에서 배제돼 속앓이를 해오던 친박계 인물들은 “이제서야 인사 숨통이 트인다”며 내심 다음 차례에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박 대통령의 대선 캠프에서 요직을 맡았던 한 인사는 “챙겨야 할 대선 공신들은 넘쳐 나지만 나눠 가질만한 공이 없어 그동안 속앓이만 해 왔는데 이제서야 우리(친박계)도 뭔가 일할 기회가 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선 승리에 기여한 최측근 인사들이 잇달아 요직을 맡으면서 보은인사 논란도 일고 있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당에서 이명박 정부 때의 논공행상을 지속적으로 비판해온데다, 이번엔 ‘낙하산’ 인사도 하지 않겠다는 원칙까지 내놨는데 이렇게 논공행상식으로 인사를 하다 보면 야당의 반발 등 오히려 국정운영에 차질을 빚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고 우려했다.

현일훈 기자 on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