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가요 ‘임을 위한 행진곡’이 박근혜정부 출범후 첫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도 연주된다. 국민대통합을 주요 국정 목표로 내건 박근혜정부는 출범 후 처음으로 맞는 이번 기념식에 이 노래를 본행사 식순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올해 5·18 기념식에는 또 여야 지도부를 비롯한 정치권 인사들이 대거 참석할 예정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취임 첫해였던 2008년 이후 5·18 기념식에 4년 연속 불참했다는 점에서, 이번 기념식에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할지 여부도 주목된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3일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오는 18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거행되는 제33주년 5·18 기념식과 관련, “5·18 관련 유관단체와 유족 등의 요구를 감안해 공식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연주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소설가 황석영 씨가 백기완 씨의 시 ‘묏비나리’를 개작해 가사를 만든 데에 김종률 씨가 곡을 붙인 ‘임을 위한 행진곡’은 5·18 민주화운동을 상징하는 민중가요로 널리 알려졌고, 해마다 기념식에서도 불려 왔지만 한때 공식 행사에서 밀려나거나 합창단 공연 형식으로 대체됐다. 이 때문에 공식 행사에 이 노래를 포함시켜 제창해야 한다는 유족 및 유관단체와 이에 부정적인 정부 사이에 갈등이 계속돼 왔다.

정부 관계자는 “‘임을 위한 행진곡’을 둘러싸고 수년 간 논란이 지속되는 것은 너무 소모적”이라며 정부 방침을 바꾸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정부는 그러나 이 노래를 올해부터 공식 행사에 포함시키더라도 참가자들이 제창하는 형식이 아니라, 마지막 식순에 연주하는 형식을 취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올해 기념식부터는 이 곡이 연주될 때 참석자들이 노래를 따라 부를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와 별도로 5·18 공식 기념곡 제정 작업은 계속 추진할 방침이다.

오남석 기자 greente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