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중소기업진흥공단·기술보증기금이 지난 4월 30일 서울 서초동 한국벤처투자 VR빌딩에서 공동 개최한 ‘청년창업 아카데미’ 강좌에서 전영달(왼쪽) 중진공 서울지역본부장이 청년창업가들에게 창업에 필요한 정보를 설명하고 있다. 임정현 기자 theos@munhwa.com

‘혼자 가면 빨리 갈 수 있지만 함께 가면 더 멀리 갈 수 있다.’

청년창업 최고경영자(CEO)연합회가 ‘청년창업아카데미’에서 내세운 화두다. 이들은 정보 교환을 비롯해 기업 간 협력이 원활하게 이뤄진다면 창조경제를 실현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청년창업 CEO들은 지난해 중소기업진흥공단(이하 중진공)에서 ‘청년전용창업자금’을 지원받은 400개 회사가 중심이 됐다.

청년전용창업자금은 만 39세 이하 예비창업자와 창업 3년 미만 기업을 대상으로 최대 1억 원까지 지원된다. 창업을 꿈꾸는 젊은이들에게 큰 호응을 얻어 지난해 경쟁률이 4대 1을 기록했다. 다만 투자가 아닌 신용으로 일정 기간이 지나면 원금을 분할 상환해야 한다.

지난 4월 30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한국벤처투자 VR빌딩에서 개최된 청년창업아카데미에는 100여 명에 가까운 청년 CEO들이 모여들었다. 이들은 조문연 기술보증기금 강남본부평가센터 본부장의 ‘안정적 자금확보를 위한 시크릿’이라는 강연에 집중했다.

아카데미 강의는 ‘창업초기의 세테크’ 등의 주제로 3개가 준비됐다. 이어진 교류시간에는 중진공에서 멘토로 임명한 외부 전문가 7명도 합류했다.

교류시간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청년 창업가는 최원 솔루터스 대표다. 솔루터스는 38명의 직원 중 34명이 개발인력으로 스마트폰 앱, 게임, 교육용 콘텐츠 분야에서 모바일 강소기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는 지난해 청년전용창업자금을 첫 번째로 받았다. 창업자금 5000만 원을 기반으로 핵심 개발인력을 확보하고 삼성전자 스마트폰용 앱 개발에 도전해 최근 삼성전자에 납품계약을 성사시켰다.

잘나가는 최 대표에게도 창업초기에는 자금난이라는 위기가 찾아왔다. 매출이 증가해 직원을 늘렸지만 단기 운영자금이 부족했다. 급기야 월급이 밀리면서 직원들이 동요하기 시작하자 회사가 흔들렸다.

다행히 중진공 청년전용창업자금의 지원 후 1년간 업체를 보호하는 멘토링 제도 덕분에 1억 원 추가 자금을 지원받아 위험한 고비를 넘겼다. 자금이 안정화되자 경영에 가속이 붙기 시작했다.

최 대표는 “최근 21억 원을 수주했고, 올해 예상 매출액 36억 원을 목표하고 있다”며 “이렇게 매출이 폭발적으로 늘어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군대 납품회사인 조승현 나루지엠에스 대표도 청년창업가들에게 부러움의 대상이다. 나루지엠에스는 군부대에 수송장비(화물그물망), 항공장비(낙하산운송시스템) 등을 납품하는 업체다. 그는 “창업초기 단위 부대에서 주문이 들어와도 원부자재와 인건비를 자력으로 해결할 수가 없어 수차례 물량을 포기했다”고 말했다.

나루지엠에스는 지난해 1월 중진공 청년전용창업자금에서 1억 원의 운전자금을 확보하고, 제품개발비 등 추가로 1억 원을 지원받자 사업에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지난해 매출이 전년대비 160% 증가했으며 직원 5명의 매출은 9억 원 가까이 실현했다.

특히 청년전용창업자금은 멘토링 제도를 통해 재고·생산관리 시스템에 대한 컨설팅을 지원받을 수 있어 월평균 생산량이 전년도 대비 13% 증가한 반면 재고량은 20%가 감소하는 성과도 거뒀다.

조 대표는 “최근 해외 바이어가 직접 방문해 2차 시제품을 주문했다”며 “중동지역에서 필드테스트를 진행 중에 있어 올해 수출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중진공 서울지역본부에서는 지난해 153억 원의 청년전용창업자금 예산으로 업체당 평균 5000만 원, 303개 청년창업가를 지원했다. 자금지원 이후 올해 3월까지 266억 원의 매출과 682명의 고용창출로 융자금액의 170% 이상의 매출효과를 거뒀다.

전영달 중진공 서울지역본부장은 “도전적이고 진취적인 청년 CEO의 양성은 창조경제의 성장동력이자 청년일자리 창출의 해법이 될 수 있다”며 “중진공은 청년전용창업자금 지원의 연속선상에서 자금 지원뿐만 아니라 멘토링, 컨설팅, 교류회 운영, 유관기관 연계지원 등을 통해 청년창업기업의 든든한 동반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철 기자 mindo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