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가 성장 정체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퍼플오션’ 전략에 승부수를 걸고 있다.

3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포화 상태에 이른 내수시장에서 시장점유율과 매출을 높이기 위해 블루오션 개척의 위험 부담은 최소화하면서 창의적인 발상, 차별화 전략 등을 통해 레드오션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는 퍼플오션 시장 창출에 업체들이 주력하고 있다. 퍼플오션은 포화시장을 뜻하는 레드오션과 경쟁자가 없는 시장인 블루오션을 조합한 말로, 새로운 가치를 창조해 신수요층을 개발하는 전략을 뜻한다.

식품업체가 이처럼 퍼플오션 창출로 눈을 돌린 이유는 기존 제품으로만 승부하던 방식으로는 소비자들의 지갑을 여는 데 한계에 도달했다는 판단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에 각 식품업체들은 기존 상식을 과감히 깨뜨리는 혁신적 사고에서 출발, 소비자들의 수요가 명확한 시장을 중심으로 차별화된 변신에 힘을 쏟고 있다.

실제 CJ제일제당의 경우 ‘맛은 있지만 건강에 해롭다’는 인식으로 위축되고 있는 햄 시장에서 ‘무(無)첨가 햄’을 출시하는 승부수를 띄우며 성과를 창출해 냈다. 지난 2010년 선보인 ‘더(THE) 건강한 햄’은 출시된 지 28개월 만에 누적매출 1000억 원을 돌파했고, 2011년부턴 시장점유율 1위(닐슨자료 기준)까지 차지했다. 특히 올해엔 성장세가 더욱 가파르게 진행돼 지난 1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40% 가까이 성장했다. 이에 롯데햄과 대상, 동원F&B 등에서도 무첨가 햄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판단, 시장에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커피믹스 시장에선 원두커피믹스가 새로운 퍼플오션 제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기존 커피믹스 시장의 성장세는 정체돼 있는 반면 원두 커피믹스 시장은 성장 동력이 크다는 판단에서다. 동서식품, 남양유업, 롯데칠성음료, 농심 등이 신제품을 앞다퉈 출시하며 성과를 보이고 있는 이 시장은 지난해 500억 원 시장규모에서 올해는 800억 원, 2014년엔 1000억 원대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두부시장 역시 찌개나 부침용 위주의 일반두부 중심에서 반찬·간식용 가공두부가 퍼플오션 제품으로 각광받으며 성장세를 이어 가고 있다.

최준영 기자 cjy3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