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학비리에 연루된 대구공업대 보직교수들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비리를 주도한 이 대학 이모(59) 총장에게는 법원이 실형을 선고했다.(문화일보 2월 18일자 1, 10면 참조)

대구지법 서부지원 형사 1단독(부장판사 손삼락)은 26일 오전 취업률 등의 지표를 조작해 국고 보조금 22억여 원을 타낸 혐의(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로 구속기소된 이 총장에 대해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손 판사는 “이 총장은 교수와 교직원 등에게 계획적이고 조직적으로 취업률 등 지표 조작을 종용해 부정한 방법으로 국고 보조금을 받았으며 다른 가담자에 비해 범행 정도가 현저히 높아 징역형을 선고한다”고 밝혔다. 또 손 판사는 “이 총장이 부정하게 타낸 국고 보조금을 모두 공탁하고 신체적으로 지병이 있지만 사회적 비난 가능성도 높다”고 덧붙였다. 이 총장은 법원에 투병을 이유로 2차례 보석 허가 신청을 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검찰은 지난 12일 이 총장에 대해 징역 3년 6개월을 구형한 바 있다.

이 대학은 2011년 취업률 등을 조작해 2012년 당시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전문대학 교육역량 강화사업 국고 보조금 22억9900만 원을 받아냈다. 이 과정에서 이 총장은 지표 조작을 지시해 지난 1월 구속기소됐고, 범행에 가담한 보직교수와 교직원 등 9명도 기소됐다.

2월 8일 1심 판결에서 구속기소된 안모(53) 산학협력처장에게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 최모(50) 학사운영처장 등 4명에게 벌금 1000만 원이 각각 선고돼 사학비리에 대해 법원이 관대한 법 적용을 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일었다. 검찰은 “죄질이 좋지 않은데도 이들을 풀어준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항소했다.

김일곤 전국대학노동조합 정책실장은 “교육계는 국민의 혈세가 들어가는 공적 역할을 하기 때문에 비리에 대한 처벌은 엄격히 해야만 재발하지 않는다”며 “이 총장에 대한 법원의 판결은 그 책임을 묻는 측면에서 마땅하다”고 말했다.

대구공업대 관계자는 “일부 지표가 부풀려진 것은 오해에서 비롯된 측면이 있다”며 “이 총장의 병세가 갈수록 악화되고 있지만 법원이 보석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아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대구 = 박천학 기자 kobbl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