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CCTV가 각종 사건사고 발생 시 결정적 증거를 제시하는 해결사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월 발생한 서울 강서구 외발산동 버스차고지 화재 사건이 대표적인 예다. 당시 방화 용의자로 체포된 전직 버스기사 황모(45) 씨는 체포 후에도 계속 범행을 부인했다. 하지만 황 씨는 결국 하루 만에 범행 사실을 시인했는데 그가 자백하도록 만든 증거는 다름 아닌 CCTV였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차고지 주변 CCTV 영상분석 결과, 황 씨가 몰던 차량의 동선이 범행 정황과 일치했고 블랙박스에 포착된 범인의 모습이 황 씨와 같다는 동료들의 진술도 확보된 상태에서 계속 범행을 부인할 수는 없었다.

지난해 9월 경북 구미시의 화학공장에서 발생한 불산가스 누출 사건에서도 CCTV는 가스 누출 원인을 직·간접적으로 파악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당시 경찰은 국과수에 사고로 망가진 CCTV 복원 작업을 의뢰했고 국과수는 자체 개발한 복원프로그램을 이용해 4번 채널 CCTV 카메라에서 사고장면을 촬영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결국 경찰은 복원된 CCTV 영상을 통해 사건 발생시점과 원인 등 중요 정보를 확인할 수 있었다.

22일 국과수에 따르면 지난해 한 해 동안 국과수에서 처리한 영상분석 건수는 모두 7868건으로 지난 2009년 5034건에 비해 3년 새 36.0%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영상분석 처리가 증가한 것은 CCTV 설치가 늘어난 데다 경찰 등 수사기관에서 사건 해결을 위한 증거 확보 등을 위해 분석을 의뢰하는 사례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1년 기준으로 국내에 설치된 전체 CCTV 13만여 대 중 범죄예방 목적으로 설치된 CCTV는 5만1064대로 2007년 5595대에 비해 4년 새 9배 이상 크게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장병철 기자 jjangbe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