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영면에 든 가수 송대관

“절대로 잊지 않을 겁니다.”

천국행 ‘차표 한 장’을 끊은 가수 송대관이 후배들의 이같은 인사를 받으며 이승과 영원히 작별했다.

9일 오전 9시 30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 고인의 영결식이 거행됐다. 대한가수협회 회장이자 장례위원장을 맡은 이자연은 “선배님의 비보를 듣고 숨이 멎는 것처럼 아무 말 할 수 없고 눈물로 답할 수밖에 없었다. 황망하게 떠나가신 우리 선배님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고 조사를 낭독했다.

이어 이자연은 “따뜻한 미소, 구수한 사투리, 친근감, 친척 오빠, 옆집 아저씨, 항상 그런 분이셨다”고 고인을 떠올리며 “주옥같은 선배님들의 노래들을 우리는 절대로 잊지 않을 것이다. 특히 쨍하고 ‘해뜰날’, 우리 국민이 너무 가난한 시절에 꿈과 희망을 준 원동력이 되었다. 저 역시도 ‘해뜰날’되도록 꿈을 키워왔다”고 말한 뒤 “오래오래 기억할 것이다. 오빠, 선배님, 안녕히 가십시오. 사랑합니다”라고 인사했다.

이자연에 이어 추도사를 낭독하기 위해 마이크를 잡은 태진아는 “3일 동안 밥을 안 먹었고 술로 배를 채웠다. 형이 하늘나라로 가시면 방송하는 재미도 없을 것 같다”고 비통한 심경을 토로했다.

치매가 걸린 아내를 돌보고 있는 태진아는 “아내에게 (송)대관 형이 돌아가셨다고 하니까 ‘아이고 어떡해, 왜?’ 그러는데 제가 끌어안고 울었다. 얼마나 이 형이 우리와 가까웠으면 기억을 못 하는 우리 옥경(아내)이가 대관 형을 기억해 주는가 싶더라”며 “오늘 아침에도 씻고 옷 입고 나오는데 ‘어디 가?’ 하더라. ‘대관이 형 발인하는 날이잖아’ 하니까 ‘잘 갔다 와’ 했다. 또 놀랐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지금도 믿기지 않는다. 좋은 곳에서 편안하게 잘 지내시고, 제가 갈 수 있는 좋은 자리도 하나 만들어달라. 언젠가 제가 형님 곁으로 갈 테니까. 대관이 형, 잘가”라고 외치면서 “아 영원한 나의 라이벌이여”라고 오열했다.

송대관은 지난 7일 심장마비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이 날 송대관의 아내는 문화일보에 “전날 컨디션이 좋지 않아 내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응급실로 왔는데 심장마비가 왔다”면서 “담도암 투병을 했으나 5년 완치 판정을 받았었다. 심폐소생술(CPR)을 했으나 결국 눈을 감았다”고 말했다.

고인의 빈소에는 후배 가수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절친한 사이인 태진아를 비롯해 혜은이, 강진 등이 조문했다. 유인촌 문화체육부 장관을 비롯해 같은 시대를 풍미한 가수 조용필, 나훈아와 임영웅, 영탁 , 손태진 등 후배, 방송인 김구라 등도 조화를 보냈다.

고인은 숨을 거두기 직전까지 활발히 활동해왔다. 지난 17일 방송된 KBS 1TV ‘전국노래자랑’ 서울 성동구 편에서 신곡은 ‘지갑이 형님’을 불렀다. KBS 1TV ‘가요무대’ 출연도 앞두고 있었다.

고인의 생전 마지막 모습은 ‘전국노래자랑’을 통해 공개된다. 지난해 10월 충남 당진시 편, 서울 영등포구 편을 녹화했다. 해당 녹화분은 오는 16일, 3월 2일 각각 방송될 예정이다.

송대관은 지난 1967년 곡 ‘인정 많은 아저씨’로 데뷔했다. 오랜 무명 생활을 거쳤으나 1975년 발표한 ‘해뜰날’로 스타덤에 오르며 가수왕을 차지했다. 이후에도 ‘정 때문에’, ‘차표 한 장’, ‘고향이 남쪽이랬지’, ‘유행가’, ‘네박자’ 등을 히트시켰고, 지난해 연말에도 신곡 ‘지갑이 형님’을 발표했다. 특히 태진아, 설운도, 고(故) 현철과 함께 ‘트로트 4대 천왕’으로 불리며 트로트 전성기를 열었다.

한편 고인의 유해는 유토피아추모관에 안치된다.

안진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