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20일 한국개발연구원(KDI)과 재정부 등에 따르면 현 후보자가 KDI 원장 재직 당시 38개월 동안 모두 39차례의 해외 출장을 다녀왔음에도 19차례의 출장 기록만을 KDI 홈페이지에 게재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공공기관은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과 재정부 지침에 따라 임직원 해외출장 사실을 홈페이지에 공개해야만 한다.

KDI가 지난 2009년 3월 현 후보자가 원장으로 취임한 이후 다녀온 39차례의 해외 출장 가운데 19차례만 홈페이지에 게재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국 워싱턴·하와이, 태국 방콕, 홍콩 등의 출장 기록이 누락됐다는 것.

이에 대해 KDI는 홈페이지 게재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홈페이지에 있는 원장 ‘동정란’에는 현 후보자의 해외 출장 기록이 모두 빠짐없이 게재돼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원장을 제외한 임직원들이 해외 출장이나 연수를 다녀왔을 때 게재하게 돼 있는 ‘해외 연수 출장란’에 임직원들이 출장 기록을 올리면서 원장과 함께 출장을 다녀왔을 경우 원장의 이름도 병기해 올려 놓는다.

KDI 관계자는 “관련 규정에는 홈페이지에 출장 기록을 올리기만 하면 되는 것으로 나오기 때문에 원장의 출장 기록은 원장 동정란에 빠짐없이 게재하고 있다”며 “원장과 임직원들이 함께 다녀온 해외출장 기록을 올리는 해외연수 출장란만 봐서는 원장의 해외출장 기록을 모두 파악할 수 없다”고 해명했다.

한편 허태열 청와대비서실장 내정자도 박사 논문 표절 의혹과 배우자의 농지법 위반 논란, 군 면제 과정에 대한 의혹 등 갖가지 구설수에 휘말렸다. 20일 건국대 등에 따르면 허 내정자는 지난 1999년 건국대 일반대학원에서 ‘지방자치단체의 정책결정 참여자 간 네트워크에 관한 연구’라는 논문으로 행정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러나 이 논문은 이종수(행정학) 연세대 교수가 1996년 한국행정학보에 게재한 ‘지방정책에 대한 이론모형의 개발과 실증적 적용’이라는 논문의 내용과 상당 부분 유사해 표절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허 내정자는 박사 과정에 있었던 1995~1999년에 충북도지사와 한국산업단지공단 이사장 등을 지냈다.

따라서 현실적으로 박사 학위에 필요한 연구와 논문 작성을 하기가 어려운 상황이었고 논문 내용 중 일부는 이 교수의 논문 중 수 페이지를 그대로 옮겨와 표절을 넘어 대필 의혹까지 나오고 있다. 이에 건국대 측은 “표절 의혹과 관련한 언론 보도 등에 대해 사실 관계를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허 내정자는 20일 대국민 사과문을 통해 “1999년 박사 논문 작성 당시 연구윤리 기준을 충실하게 지키지 못한 점을 부끄럽게 생각하며 원저자와 국민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린다”며 “부족한 점을 너그럽게 이해해 주신다면 마지막 공직으로 생각하고 멸사봉공하겠다”고 말했다.

임대환·박준희 기자 hwan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