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홍원 국무총리 지명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20일 시작됐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정 지명자에게 책임총리 구현 방안, 복지 정책 방향, 북핵 문제 대처 능력 등 국정운영 능력에 대한 질문이 집중적으로 쏟아졌다.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는 22일까지 청문회를 열고 정 지명자의 정책 능력과 도덕성 등을 검증할 예정이다.

인사청문특위는 이날 국회에서 정 지명자가 출석한 가운데 정 지명자의 책임총리제 자질에 대해 집중 질의했다. 김희정 새누리당 의원은 “책임총리란 무엇이고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정 지명자는 “헌법에 보장된 각료 제청권을 실질적으로 행사하고 대통령을 보좌하고 각 부처를 통할, 감독해 나가겠다”며 “국무위원 해임 건의권도 행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익표 민주통합당 의원은 “장관 후보자 제청권을 행사했느냐”라고 물었다. 정 지명자는 “네”라고 답변했다.

복지 정책과 북한 핵실험 대처 방안 등 현안에 대해서도 질문이 많았다. 홍 의원은 “북한 핵실험과 관련해 핵 보유 주장이 나오는데 어떻게 생각하냐”고 질문했다. 정 지명자는 이에 대해 “국민 개개인 입장에서 말할 수 있지만 핵 보유는 할 수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병헌 민주당 의원은 “기초노령연금 2배 인상, 4대 중증 질환 전액 보장 등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복지 정책 공약을 실천할 방안이 무엇이냐”라고 물었다.

날짜별로 질문 주제를 나누기로 함에 따라 이날 청문회에선 그동안 제기됐던 로펌 재직 시설 전관예우 의혹, 가족 간 부당 증여, 아들 병역 면제 의혹에 대해서는 질문이 거의 나오지 않았다. 이 부분에 대한 질의는 21, 22일에 있을 예정이다. 하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20일 “친인척 현금 증여 문제에 대한 자료를 제대로 제출하지 않고 있다”며 추가 자료를 요청하는 등 앞으로 청문회에서 부당 증여 문제가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아들 병역 문제에 대해서도 의사들을 상대로 조언을 구하는 등 철저하게 검증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이번 인사청문회부터는 공직 후보자가 가족과 함께 참석할 수 있도록 했으나 정 지명자는 혼자 청문회에 나왔다. 정 지명자는 가족과 관련해 각종 논란이 벌어지는 상황에서 가족과 함께 나오는 것을 부담스러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청문회부터는 임명권자 측에서 지명자의 인선 배경에 대해 설명하는 자리도 마련됐다.

이에 따라 진영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부위원장이 청문회장에 나와서 정 지명자 내정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진 부위원장은 “정 지명자의 올곧은 성품은 법과 원칙이 존중되는 사회상을 구현하고 국민대통합을 이루기 위한 자질도 갖췄다”라고 밝혔다. 인사청문특위는 22일 오후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채택하고 오는 26일 국회 본회의에서 정 지명자 임명동의안을 처리할 예정이다.

김병채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