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새정부 내각과 청와대 주요 인선을 모두 끝냈으나 국무총리 지명자와 장관 후보자는 물론, 청와대 실장 및 수석비서관 내정자들을 둘러싸고 온갖 비리 의혹이 쏟아지고 있다.

사회 전반적으로 “이렇게 많은 의혹은 처음”이라는 반응이 나오는 상황에서 각 부처들은 장관 후보자들의 꼬리를 무는 의혹에 황당해하며 해명을 위해 진땀을 흘리는 진풍경이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공직자의 부도덕성이 구조화한 것이라면서도 이 같은 상황이 ‘원칙’을 강조하는 박 당선인과 출범하는 새정부에 ‘반칙’의 이미지를 낙인시킬 수도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문화일보가 20일 박근혜 정부의 내각과 청와대 인사들에 쏟아진 의혹 건수를 분석한 결과 대략 40개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투기, 과도한 재산 증식, 편법 증여 및 세금 탈루, 위장전입, 본인 또는 아들의 병역 면제, 논문 표절, 부적절한 만남 주선 또는 전관예우성 재취업 등 과거 정부의 인사 때마다 제기됐던 의혹 유형들이 이번 인선에선 백화점식으로 총망라한 인상을 주고 있다.

이를 언론과 야당의 흠집내기성 인신공격으로 폄하하고 소위 ‘신상털기’식 인사청문회 제도를 뜯어고치자고 물타기하기엔 설득력이 극히 떨어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또 상당수 의혹은 누가 보더라도 후보자의 양심과 과거 행적을 의심케 하는 내용들로 평가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한민국 공직자들의 부도덕성이 이미 구조화됐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양승함(정치외교학) 연세대 교수는 “우리 사회 지도층이 산업화 시대, 권위주의 독재 시대를 경험하면서 편법과 권력형 부정부패에 무감각해졌던 게 박근혜 정부 초대 인사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났다”고 말했다.

고계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총장은 “한국 사회가 선진화로 가기 위해선 이번에 드러난 의혹들을 ‘능력이 있다’는 이유로 그냥 덮고 넘어가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참여연대도 “각종 부동산투기 및 세금탈루 의혹이 제기되는 현오석 경제부총리 후보자나 과거 삼성그룹 등에 대한 수사를 제대로 하지 못했던 황교안 법무부장관 후보자 등은 결코 제대로 된 인선이라고 할 수 없다”며 “박근혜 정부는 국민의 기대에 반하는 인사를 지명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김만용·김동하 기자 my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