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원에서 추진되고 있는 ‘세컨더리 보이콧’은 사실상 북한으로 들어가는 모든 돈줄을 차단하는 초고강도 금융제재다.

2005년 방코델타아시아(BDA) 금융제재 방식이 금융기관 하나만 특정했다면 ‘세컨더리 보이콧’은 기본원칙에 위배되기만 하면 직간접적으로 북한과 거래하는 기업·기관·개인이 모두 대상이 된다.

미국이 양자제재에 속하는 ‘세컨더리 보이콧’을 처음 적용한 국가는 이란이다. 2010년 7월 발효된 ‘포괄적 이란제재법’을 보면 앞으로 ‘세컨더리 보이콧’이 어떻게 북한에 적용될지 가늠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 평가다. ‘포괄적 이란제재법’은 크게 일반상거래와 금융거래 2가지로 구분되며, 후자의 경우 “외국 금융기관의 미국 금융기관 거래계좌 개설·유지 금지 또는 제한”을 명시해놓았다. 그러면서 ▲이란 정부의 대량파괴무기(WMD) 개발 지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 ▲관련 자금세탁에 종사 ▲이란 중앙은행과 금융기관의 유사활동을 돕는 행위 ▲이란혁명수비대와 그 관련기관 협조 등 5가지 조건에 해당하면 제3국 금융기관이라도 미국 금융기관과 거래를 하지 못하도록 막은 것이다.

제재대상 명단은 미국 재무부가 매년 업데이트한다. 이는 국내에서도 간접적 위력을 발휘했는데, 대표적 사례가 2010년 우리은행 등이 이란 멜라트은행과의 이란산 원유수입 대금 결제거래를 끊은 것이다. 이처럼 간접적으로 특정국가 금융기관과의 거래를 중지시키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세컨더리’ 제재에 속한다. 근거법안은 국방수권법으로, 2005년 BDA가 ‘자금세탁 우려 대상’으로 지정되면서 적용된 애국법 311조와 다르다. BDA가 특정은행을 아예 지정한 게 마카오의 ‘뱅크런(예금인출사태)’으로 이어지면서 북한 자금 2500만 달러가 동결됐다는 점에서 간접제재라는 점은 동일하다.

이에 따라 북한에도 유사하게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유엔 안보리 결의 제재대상과 미국 독자적 제재대상을 확정한 뒤 금융거래를 차단시키면 북한 위장기업·금융기관뿐 아니라 북한과 거래하고 있는 중국 기업·금융기관도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 같은 대북제재방안 법안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에드 로이스 미국 하원 외교위원장은 대표적 ‘지한파’이자 대북강경파다. 로이스 위원장은 6·25전쟁 60주년인 2010년 한·미동맹 발전 결의안을 제출했고 2008년 2월 미 하원의 이명박 대통령 당선 축하 결의를 주도하기도 했다.

신보영 기자 boyoung2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