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회가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대한 제재조치로 이란식 ‘세컨더리 보이콧(secondary boycott)’을 핵심 내용으로 하는 법안을 추진 중이다.

‘세컨더리 보이콧’은 북한 제재 대상 기업과 거래하는 제3국 기업에도 미국 금융기관과의 거래금지 조치를 적용함으로써 대량파괴무기(WMD) 개발과 관련된 북한의 모든 자금 흐름을 원천 봉쇄하기 위한 광범위하고 강력한 조치다.

이로써 북한 경유 선박에 대한 입항 금지 및 검색 강화 등 해운제재 조치가 강구되는 상황에서 세컨더리 금융제재까지 더해질 경우 북한의 경제 활동은 상당한 타격을 입고 국제사회에서의 고립이 가속화할 전망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20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미 양국 간에는 중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의 강도 높은 새 대북제재결의안 내용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독자적인 국가별 제재조치 시행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에 따라 이란식 세컨더리 보이콧 방식을 북한에도 시행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에드 로이스(공화·캘리포니아) 미국 하원 외교위원장은 다음주 중 이 같은 내용의 입법안을 의회에 제출할 예정이며, 입법화를 위해 지난 1∼2일 외교위원회 소속 번 뷰캐넌·톰 마리노·매트 새면 의원 등 하원 대표단을 이끌고 방한,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을 예방한 바 있다. 로이스 위원장은 또 정부 당국자 및 정몽준 전 새누리당 대표, 정의화·김종훈 새누리당 의원 등과 조찬회동을 하고 대북제재 방안을 심도있게 논의했다.

고위 외교 소식통은 “로이스 위원장이 우리 정부의 입장과 효과적인 제재방식에 대한 의견을 폭넓게 수렴해 갔다”며 “세컨더리 보이콧 방식의 ‘에드 로이스 법안’이 제출될 경우 현재까지 나온 미 의회 조치 중에는 가장 강력한 법안으로 과거 북한에 대한 ‘방코델타아시아은행(BDA) 방식’의 수십 개를 합한 효과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로이스 위원장은 중국의 반발로 미·중 관계가 악화할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핵포기 및 한반도 비핵화, 동북아 안정을 위해 추진한다는 의지가 확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상협·신보영 기자 jupit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