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퓰리즘 악법으로 비판을 받아온 개정 대중교통법(택시법)이 끝내 시행에 제동이 걸렸다. 22일 김황식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는 택시법을 심의하고 국회에 재의(再議)를 요구하기로 결정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국무위원들의 뜻을 따라 거부권을 행사할 방침이다. 택시법의 재의 요구는 사필귀정(事必歸正)이다. 택시법은 입법 의도와 법 체계, 다른 교통수단과의 형평성 등에 문제가 있다는 점에서 정치권과 택시업계를 제외한 대다수 국민이 한목소리로 반대해왔다. 국무회의의 결정은 곧 민의(民意)와 법 정의를 반영한 것이다.

택시를 대중교통으로 인정할 근거는 애초에 없었다. 버스·지하철과 달리 정해진 노선도 운행시간도 없다. 승객과 운전자 사이의 1 대 1 계약관계다. 수송분담률은 10% 미만이다. 서민이 마음껏 이용할 수단도 아니다. 65%를 점하는 개인택시는 사실상 자영업자다. 세계적으로 인정한 예가 없는 건 당연하다. 그런데도 여야 합작으로 택시업계의 무리한 요구를 수용한 것은 30만 택시 종사자들의 표심(票心)과 여론 전파력을 의식했기 때문이다. 입법권을 남용한 최악의 사례다. 익히 알려진 것처럼 택시 문제의 근원은 공급 과잉이고, 감차(減車)를 포함한 자체 구조조정이 유일한 해법이다. 대중교통화는 문제의 초점을 흐려 해결을 늦출 뿐이다.

국회가 결자해지(結者解之)할 차례다. 지난 1일 본회의 통과 때 의원 222명이 찬성했기 때문에 산술적으론 과반수 출석, 출석 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이라는 재의결 요건을 채울 수 있다. 하지만 정치권도 민의를 확인한 만큼 지난번과는 달라야 한다. 그런데도 민주통합당은 재의결 추진을 공언하고, 새누리당 역시 동조할 뜻을 밝히고 있으니 어처구니가 없다.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택시법이 통과된 뒤 ‘지원을 할 수 있다는 것이지 해야 한다는 건 아니다’는 식으로 옹호했다. 입법 오류에 무책임까지 더한 이런 궤변이 정치권 불신을 더 키우는 것이다. 국회는 정부에서 환부(還付)되는 택시법을 폐기해 악법이 입법화한 악선례를 바로잡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