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국회 운영 논의 이한구(가운데)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2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확대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대선 이후의 국회 운영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신창섭 기자 bluesky@munhwa.com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선대위 조직에서 비서실장을 지냈던 이학재 새누리당 의원이 21일 앞으로 어떠한 임명직 당직도 맡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향후 유사한 선언이 잇따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현역 의원을 배제하고 탈 영남, 규모 최소화 등 3대 원칙에 따라 인선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인수위원회 구성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 의원의 선언으로 현역의원들의 인수위 가담이 거의 배제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있음을 보여주는 셈이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과거와는 달리 미국의 섀도 캐비닛(shadow cabinet·예비 내각)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 당선인이 정책의 연속성을 위해 인수위에 참여하는 인사는 청와대나 정부까지 함께 가 새 정부 초기에 세운 방침이 그대로 이어지도록 하겠다는 구상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선 인수위 인선에 지역구 의원을 배제하기로 한 것은 인수위가 새 정부의 청와대와 장관으로 그대로 이어져야 정책의 연속성과 일관성이 유지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 때문에 인수위에는 선대위에서 정책을 만드는 데 참여한 외부인사에다 국가미래경영연구원 등 박 당선인의 외곽 브레인 조직 등에서 참여할 것으로 전해졌다. 또 정책 전문성을 가진 비례대표 의원들도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인수위가 새 정부 국정운영의 골격을 만드는 것인 만큼 선대위에서 주요정책을 만드는 데 적극적으로 관여한 지역구 의원들 중 일부는 인수위까지는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위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진 의원들은 이주영·진영·강석훈·안종범 의원 등이다. 이들은 특보단장, 국민행복추진위원회 부위원장, 정책메시지 단장 등을 맡아 박 당선인의 정책을 주도적으로 만들어 왔기 때문이다. 박 당선인측 관계자는 “박 당선인이 지역구 의원이 장관 등을 맡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지역구 의원의 지역 대표성을 가지고 국회에서 제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대구에서 지역구 의원을 한 박 당선인은 새 정부가 영남 등 특정지역이 주도하는 것이 아니라 대통합의 정부가 돼야 한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때문에 인수위원장 하마평에 호남 출신인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 한광옥 국민대통합위 수석부위원장, 김광두 힘찬경제 추진단장 등의 이름이 계속 거론되고 있는 것이다. 이성헌·이정현·김장수 전 의원 등 호남 출신 인사는 인수위에 우선적으로 참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박 당선인 측은 논공행상을 위한 인수위를 꾸리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정책 중심의 실무형으로 꾸린다는 방침을 정한 만큼 인수위 규모도 최소화할 방침이다. 인수위 규모를 100명이 좀 넘는 선에서 인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02년 노무현 당선인 인수위의 규모는 총 247명이었고 이명박 당선인 인수위는 182명이었다.

박 당선인측 관계자는 “박 당선인이 20일 선대위 관계자들과 오찬을 하면서 말한 ‘국민행복시대는 그냥 선거구호가 아니라 내 진심이 담긴 것’,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양극화 등 민생의 문제를 (풀고) 정치를 마감하고 싶다’는 등의 생각이 인수위에서 할 새 정부의 조직개편 등의 다양한 업무에 모두 녹아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선종 기자 hanul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