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약 이행을 위한 재원마련 대책과 직결되는 세제개편 방안에 대해 박근혜 새누리당·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측은 거세게 상대 입장을 비판했다. 박 후보측은 “‘부자증세’는 필연적으로 중산층·서민의 세부담 증가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비판하고 있고, 문 후보측은 “조세부담률 상향 목표가 없다는 건 세제개편 의지가 없다는 뜻”이라고 맞섰다.

박 후보 선대위 정책메시지단장인 안종범 새누리당 의원은 28일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민주당의 ‘부자증세’ 방안에 대해 “타깃은 ‘부자’를 겨냥했지만 필연적으로 중산층·서민·중소기업에 대한 증세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기본적으로 모든 재원 조달은 세출을 더 많이 줄여야 하는 게 원칙인데 민주당 공약은 반대로 돼 있다”고 밝혔다.

안 의원은 “부자증세라는 게 사후적으로 부자에게서 세금을 더 거두자는 게 아니라 부자에게 적용되는 세율을 높이는 것인데 이러한 세부담은 (다른 곳으로) 전가돼 다른 경제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며 “인위적으로 세율을 높이거나 새로운 세목을 신설해 부자에게 세금을 더 걷으려는 시도가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면 부자 세수 증대 결과가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안 의원은 “세출을 먼저 줄이는 노력을 한 뒤 증세는 사후적으로 마지막 수단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의원은 또 “민주당의 세제개편안은 중장기적 일관성이란 측면에서 부족한 점이 있다”며 “우리나라에서 현재 가장 시급한 것은 세금내야할 사람이 안내는 탈세, 거둬야 할 세금을 못 거두는 체납이 가장 큰 문제”라며 “탈세와 체납을 바로잡고 그와 동시에 각종 비과세 감면을 축소하는 등 우선순위라는 게 정해져야 하는데 민주당 안에는 그 부분이 빠져있다”고 덧붙였다.

문 후보 선대위에서 경제정책 담당인 공감1본부장을 맡고 있는 이용섭 민주당 의원은 이날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박 후보측 세제개편안의 가장 큰 문제점은 조세부담률을 얼마로 할 것인지 목표가 없다는 것”이라며 “세금을 올리겠다는 것인지 또는 이명박 정부에서 떨어진 조세부담률을 얼마나 올릴 지에 대한 이야기가 전혀 없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이명박 정부 들어서 (조세부담률이) 19%대로 떨어져 올해는 19.8% 정도 될 것”이라며 “민주당은 소득세율을 정상화해서 조세부담률을 21.6%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정해놓았다”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결국 의지의 문제 아니겠냐”며 “지금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도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데, 새누리당은 세제개편하자고만 하면 기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박 후보측은 5년간 135조 원, 연간 27조 원 복지재원 공약을 말하면서 거기서 세금으로 하겠다는 것은 연간 5조 원밖에 안 되는데 이건 세제 정책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으며 “말만 해놓고 도대체 뭘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민병기·김병채 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