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12·19 대통령선거에 나선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가 공식선거운동 이틀째인 28일 중원(中原)인 충청권에서 정면으로 맞붙었다. 박 후보는 전날 충청과 호남 10여 곳을 돈 뒤 세종시에서 1박을 하고 이날도 충남 홍성·예산·서산·태안·당진·아산·천안과 경기 평택·오산·수원 등 10개 지역을 도는 강행군을 감행하며 충청권 민심잡기에 주력했다. 문 후보도 이날 대전에서 유세일정을 시작해 세종시, 충남 당진·아산·천안 등 8개의 일정을 소화했다. 박·문 후보가 선거운동 초반부터 충청권에 공을 들이는 것은 여론조사 결과 초박빙 접전을 보이고 있는 대선의 승패가 충청권의 표심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이틀째 ‘박정희 대 노무현 정부’의 공과를 둘러싼 공방을 벌였다.

박 후보는 선거차량을 이용한 거리유세를 통해 노무현 정부 ‘실정론’을 최대한 부각시키며 선진국 진입을 위한 미래형 정치를 위해 대선에서 새누리당을 지지해줄 것을 호소했다. 박 후보는 이날 오전 홍성군 오관리 복개천 주차장에서 열린 유세에서 “우리 국민들을 불안하게 만드는 성폭력과 학교폭력, 가정파괴범, 불량식품 등 4대 사회악부터 확실히 뿌리뽑겠다”며 “이런 것 제대로 하라고 정부에게 공권력을 주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박 후보는 또 홍성으로 이전하는 충남도청 문제를 겨냥, “내년이면 여러분들이 고대하시던 충남 신청사 시대가 열린다”며 “충남의 새로운 100년의 도약이 홍성에서 시작된다. 예산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일이 없도록 도청이전특별법을 조속히 제정해 국비 차질 없이 지원하겠다”고 공약했다. 박 후보는 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라든지 제주해군기지 건설도 말바꾸기를 하고 천안함 폭침에 대해서도 재조사를 주장한다”며 “이런 사람들이 정권을 잡으면 민생과 상관없는 이념에 빠져 나라가 두 쪽으로 나뉘고 갈등과 분열이 생긴다”고 공격을 계속했다.

문 후보는 ‘문재인, 복동이를 만나다’라는 선거이벤트의 일환으로 대전 유성구에 있는 한 어린이집을 방문해 첫 일정을 시작했다. 문 후보는 이어 전자통신연구원 구내식당에서 연구원 관계자들과 오찬을 하며 과학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문 후보는 오후 대전역에서 유세를 가진 뒤 세종시와 충남 일대를 돌며 유세전을 전개했다. 문 후보가 이틀 전 충북에 이어 다시 중원을 방문하는 것은 역대 대선에서 충청권이 캐스팅보트 역할을 해온 데다 최근 이 지역에서 나타나는 지지율 상승 바람을 이어가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문 후보 측 진선미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문 후보는 국가균형발전과 지방분권의 상징인 세종시를 지키고 충청지역을 국가균형발전의 중심으로 만드는 데 문재인 정부의 명운을 걸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문 후보는 “이명박 정부가 잘했으면 새누리당을 찍고, 못했으면 문재인을 찍어달라”며 ‘이명박근혜’ 심판론을 적극 제기했다.

문 후보는 대전 유성구의 한 어린이집 방문에서는 육아-보육-교육에 이르는 전 과정에 부모들의 경제적인 부담이 없도록 하겠다는 내용의 복지 정책 구상을 제시했다. 한편 문 후보 부인인 김정숙 씨도 이날 충남 공주·논산·부여의 전통시장 등에서 유세 인사를 하며 문 후보의 중원 공략을 지원했다.

홍성 = 김동하·대전 = 정철순 기자 kdhah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