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수가 1000만 명에 육박하는 국내 대표 중고품 거래 사이트 ‘중고나라’에서 연이어 사기거래가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착수하는 한편 이용자들에게 주의를 당부하고 나섰다.

23일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에 따르면 최근 중고나라 사이트에서 잇따라 3건의 사기거래 의심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먼저 지난 10월 고모 씨 등 2명이 사이트에 유명 의류를 판매한다는 글을 남긴 후 구매 희망자들에게 대금만 송금받은 뒤 연락을 끊고 잠적해 피해자들이 사기거래가 의심된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경북 구미경찰서는 고 씨 등에 대한 수사에 착수한 데 이어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고 씨가 대금을 송금 받은 은행계좌 정보를 공개했다.

또 경찰은 중고나라에서 발생한 2건의 사기거래 의심 사건에 대해서도 경고 공지를 게시했다. 김모 씨 등 2명은 아기 분유를 판매한다는 글을 남긴 뒤 물건값만 송금받고 구매 희망자들과 연락을 끊었으며, 표모 씨도 모바일 쿠폰을 판매한다면서 금품만 가로챘다는 민원이 제기돼 경찰이 각각 수사에 들어갔다.

중고나라는 네이버에 개설된 중고품 거래 목적의 인터넷 카페로 2003년 개설돼 현재 가입 회원수가 988만여 명에 달한다. 하루에도 수십∼수백 건의 중고품 거래글이 올라오고 있으며 자체적으로 ‘에스크로 계좌(은행 등 제3자 예탁에 의한 조건부 인출 가능 계좌)’ 사용 여부 확인과 판매 양식 게시 등 사기거래 방지 노력을 하고 있다.

하지만 올 들어 중고나라에서 사기 거래가 끊이지 않고 있다. 19일에는 노트북 등을 판매한다고 속여 구매 희망자들로부터 700여 만 원을 입금받아 가로챈 이모(23) 씨가 사기 혐의로 구속됐다. 또 9월에는 이모(43) 씨가 서울 지역 원룸과 빌라 등에 침입해 훔쳐낸 디지털 카메라와 명품 가방 등을 중고나라에서 판매했다 덜미를 잡혔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