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가 16일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가 확고한 당 혁신에 대한 실천의지를 보여주시면 바로 만나서 새로운 정치 실현과 단일화 과정을 어떻게 마무리할지 의논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안 후보가 문 후보에게 ‘선(先) 당 혁신 조치, 후(後) 회동’을 제안함에 따라 3일째 교착 상태에 빠져 있는 양 측의 후보 단일화 협상에 돌파구가 열릴지 주목된다.

안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공평동 캠프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후보와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문 후보가 직접 단일화 과정의 문제점을 확인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할 때”라며 “지금 벌어지는 일에 대해 실질적인 재발방지책을 마련해 달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문 후보가 낡은 사고와 행태를 끊어내고 인식의 대전환을 이끌어 달라”며 “국민이 요구하고 민주당 내부에서 제기되는 당 혁신과제를 즉각 실천에 옮겨 달라”고 문 후보의 직접적인 조치를 거듭 요구했다. 안 후보는 문 후보의 정치혁신 실천 의지가 확인될 경우를 전제로 “새로운 정치 실현과 얼마 남지 않은 단일화 과정을 어떻게 마무리할지 의논했으면 한다”며 조건부 회동을 제안했다.

이에 대해 문 후보 측은 일단 안 후보 측의 민주당 혁신 우선 조치 요구보다 ‘새정치 회동’ 제안에 초점을 맞춘 입장을 내놓았다. 문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우상호 공보단장은 “안 후보가 문 후보와의 만남을 제안한 것에 대해 환영한다”고 밝혔다. 우 단장은 “문 후보의 정치혁신 의지는 확고하며, 다양한 방안을 제시한 바 있고 앞으로도 추가적으로 노력할 계획”이라며 “두 분이 만나 허심탄회하게 대화하면 문제 해결이 가능하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이날 낮 공동선대위원장단과 함께 오찬 간담회를 하고 안 후보 측의 민주당 혁신 요구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한다. 이에 따라 이날 중 문 후보가 민주당 쇄신 방안을 제시하며 안 후보의 요구에 화답할 경우 주말 동안 두 후보 간 전격 회동이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

김병채·김성훈 기자 haasskim@munhwa.com